[BOOK] 1승9패 정신이 키웠다, 옷 팔아 일본 최고 부자 된 이 사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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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이야기
가와시마 고타로 지음, 양영철 옮김
비즈니스북스, 248쪽, 1만3000원

“한 번 성공하기 위해 아홉 번 실패하라!”

1승9패 정신을 부르짖는 사람이 있다. 운동선수도 아니고 정치가도 아니다. ‘실패하고 또 실패하라’고 외치는 그는 장사꾼이다. 일본 중저가 일상복 브랜드 ‘유니클로(UNIQLO:Unique Clothing Warehouse Shop)’의 야나이 다다시(61·柳井正) 회장이다.

그는 ‘실패 경영학’의 창시자다. 옷 하나를 팔아서 일본 최고의 부자가 된 그는 말 그대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오뚝이형 인간이다. 유니클로의 간판 상품인 겨울용 재킷 ‘플리스’는 총 3650만 점을 팔아 치웠다. 일본인 3.5명당 1명이 플리스를 옷장에 걸어놓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창업 25년 만에 일군 유니클로의 성공이 실패에서 담금질된 결과라는 사실을 이 책은 조목조목 비판적 시각까지 섞어 풀어놓는다.

유니클로의 사명은 ‘옷을 바꾸고, 상식을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이다. 야나이 회장의 신념이기도 하다. “팔리지 않는다고 불평하지 말고 팔리는 물건을 만들어라.” “고객의 요구를 가장 먼저 생각하고 파악하여 재빨리 대처하라.” “공격적인 경영으로 전진하라.” 야전사령관 같은 회장의 진군 북소리가 결국 유니클로의 오늘을 만들었다. 우리 기업들도 업종의 한계, 경기 불황을 탓할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유니클로가 보온성이 강한 내의 ‘히트텍’ 등으로 한국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세계 최고 기업으로 우뚝 서기 위해 오늘도 경영 일선에서 뛰고 있는 야나이 회장의 ‘고객 제일’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일화 하나. 1984년 6월, 히로시마 시의 후쿠로마치에 낸 유니클로 1호점은 오전 6시에 문을 열었다. 판매자가 원하는 시간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맞추겠다는 발상의 전환 때문이었다. “10시에 오픈하면 젊은이들은 모두 학교에 있겠죠. 그렇다면 그들이 등교하기 전에 매장을 열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정재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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