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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람] 병역면제 마다한 김영정 일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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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외국 영주권이 있어 군에 가지 않아도 되는 20대 청년이 홀로 귀국, 자원입대했다. 지난해 12월 한국에 나와 훈련소생활을 마친 뒤 현재 육군 제 36사단 독수리부대에 근무중인 김영정(22)일병이 주인공.

金일병은 초등학교 5학년이던 1990년 목사인 아버지가 중앙아시아 키르기스탄 공화국에 있는 비쉬켁크 임마누엘 신학대 교수로 부임하면서 가족들과 함께 한국을 떠났다. 이후 金일병은 아버지가 신학대학장이 되면서 영주권을 획득, 자동적으로 병역의무가 면제됐다.

그러나 金일병은 다니던 상트페테르부르크(옛 레닌그라드)국립대 영어통역과를 중퇴하면서까지 군입대를 택했다.

"나이가 들수록 조국에 대한 그리움이 커져 이같은 결정을 내렸죠. " 훈련소에 입소한 뒤 한국말이 서투른데다 어린시절 앓았던 천식이 재발해 입원까지 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한 金일병은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대한민국 육군 이병계급장을 달았을때 가장 기뻤다" 고 말했다.

金일병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공병장교로 6.25에 참전한 할아버지 김준재(74)씨와 해군 하사관으로 복무한 아버지 김상민(46)씨의 뒤를 이어 육군장교가 되기 위해 최근 간부사관에 지원했다.육군측은 성적이 우수해 합격이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金일병은 "대한민국 군대는 나를 건강하게 해주고 인생의 무궁한 가능성을 열어준 곳" 이라며 "주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멋지고 훌륭한 대한민국 육군 장교가 되고 싶다" 고 포부를 밝혔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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