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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 이웃 돕는 기업인 손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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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화장품 연구개발 업체인 한국콜마의 윤동한 사장은 지난해 5월부터 서울 창신동 달동네에 혼자 사는 노인들에게 하루 5백개의 야쿠르트를 보내고 있다.

尹사장은 "노인들이 갑자기 숨을 거두더라도 이를 외부 사람들이 모를 때가 있다는 말을 듣고 야쿠르트를 보내고 있다" 며 "사회봉사 요원들이 야쿠르트가 쌓인 집은 노인의 거동이 불편해졌거나 혹시 타계했을 지도 몰라 더욱 꼼꼼히 살핀다" 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들이 소리없이 소외된 이웃을 돕거나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콜마의 윤사장은 사회지원센터인 우리모두복지재단의 이사도 맡아 옌벤(延邊)조선족이 운영하는 양노원에 가전제품을 기증했고 이 양노원 운영비의 일정액을 매달 지원한다.

나무마루.특수합판 제조업체인 이건산업도 문화사업을 꾸준히 벌이고 있다.

이 회사 박영주 회장은 1990년부터 매년 외국의 유명 연주자들을 초청해 '이건음악회' 를 열어 공장 인근 주민 등에게 무료로 보여준다.

올해는 미국의 남녀 혼성 연주팀 '에이스 블랙버드' 를 불러 오는 10월 31일부터 4박5일 동안 전국순회 공연을 한다.

이건산업 이덕근 총무팀장은 "이건음악회는 공연 문화에 소외된 지방주민들을 위해 기획한 행사" 라고 말했다.

사무가구 업체인 (주)퍼시스의 양영일 사장은 극단 '에이콤' 의 운영위원을 맡아 이 극단이 기획한 뮤지컬 '명성왕후' 의 국내외 공연을 지원한다.

안경테 업체인 (주)서전의 육동창 회장은 전북 정읍에 있는 호남고 재학생 중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 5명에게 10년째 학비 전액을 지원한다.

또 정읍 공장의 안경테 생산라인은 91년부터 전국 대학에서 안경공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의 견학과 실습현장으로 개방하고 있다.

악세사리 수출업체인 (주)썬무역의 김진태 회장은 10년전부터 5명의 소년.소녀가장에게 매월 일정액의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본사 인근인 서울 강서구 어린이축구교실 운영위원장을 맡아 경기용품과 대회 운영비를 지원한다.

벤처기업들도 선발업체를 중심으로 공익사업 지원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벤처기업협회는 최근 나눔문화장터를 개설하고 벤처기업이 돈을 모아 지원할 사회단체 선정작업에 들어갔다.

지난 10일 백혈병어린이후원회 등 1백85개 단체를 1차로 선정해 이중 10여 곳을 골라 내달 중 단체별로 1천만원 안팎씩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는 별도로 조현정 비트컴퓨터 사장이 사재 20억원을 들여 최근 '조현정 학술문화재단' 을 설립한 것을 비롯해 일부 벤처기업인들은 공익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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