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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또 구제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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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소·돼지 등에 치명적인 구제역(口蹄疫)이 국내에서 8년 만에 다시 발생했다. 7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경기도 포천의 한 농가에서 기르는 젖소 185마리 가운데 11마리가 혀에 물집이 생기는 등 구제역 증세를 보였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혈액 등을 검사했으며, 이 중 6마리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농식품부는 해당 농가의 젖소와 반경 500m 안 6개 축산 농가의 젖소·돼지·사슴·염소 2000여 마리를 모두 폐사(살처분)시키도록 했다. 또 구제역이 다른 지역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10㎞ 안에 외부인·차량 출입을 차단했다. 3㎞ 이내만 이동을 통제하도록 한 구제역 발생 대응 요령보다 한층 강한 조치를 취한 것이다.

전국의 가축 농장에서 긴급 구제역 방역을 하도록 하고,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수출도 중단시켰다.

농식품부는 “구제역 발생 농가가 최근까지 우유를 납품했으나, 구제역 바이러스는 우유 살균 과정에서 사멸하기 때문에 이를 마셔도 인체에는 해가 없다”고 밝혔다.

구제역은 국내에서 2000년 3~4월과 2002년 5~6월에 발생한 뒤 발견되지 않아 정부는 2002년 8월 구제역 종식을 선언했다. 농식품부 이창범 축산정책관은 “구제역 바이러스는 50도 이상에서 오래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설혹 고기가 오염됐더라도 구워 먹으면 안전하다”고 말했다.

권혁주 기자

◆구제역=소·돼지·염소처럼 굽이 둘로 갈라진 ‘우제류(偶蹄類)’ 동물이 걸리는 급성 전염병. 걸리면 치사율이 50~55%에 이르고 전파 속도가 빨라 국제수역사무국(OIE)은 ‘가장 위험한 가축 전염병’으로 분류했다. 전 세계적으로 사람이 감염된 사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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