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호·승엽, 옆구리 시린 겨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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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해외 무대에서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두 스타 박찬호(37·전 필라델피아·위사진 )와 이승엽(34·요미우리·아래사진)이 힘겨운 겨울을 맞고 있다. 박찬호는 자유계약선수(FA) 선언 뒤 아직 둥지를 찾지 못한 가운데 전 소속팀 필라델피아가 사실상 결별을 선언했다. 지난해 일본 진출 이후 최악의 부진을 겪은 이승엽은 팀이 새로운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면서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필라델피아와 결별=필라델피아 지역지는 7일(한국시간) 루벤 아마로 주니어 필라델피아 단장의 말을 인용해 “필라델피아가 박찬호에게 작별을 고했다”고 전했다. 아마로 단장은 6일 구원투수 데니 바예스의 입단식에서 “박찬호가 필라델피아에서 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지지부진하던 협상이 사실상 끝났음을 알리는 발언이었다.

필라델피아는 박찬호에게 구원투수 보직을 제안하며 계약기간 1년에 연봉 300만 달러(약 34억원)를 제시했다. 그러나 협상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고 필라델피아는 지난해 12월 바예스를 영입했다.

박찬호의 새 둥지로 유력한 팀은 샌프란시스코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최근 “구단 내부에서 박찬호가 자주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찬호의 샌디에이고 시절 감독인 브루스 보치가 사령탑을 맡고 있고 박찬호에게 익숙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라는 점, 그리고 집이 있는 LA가 가깝다는 점 등은 샌프란시스코행에 무게를 싣고 있다. 현재 박찬호는 한국에 머물며 서울 잠실구장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쿼터 경쟁=일본 언론은 7일 요미우리가 메이저리그 출신 내야수 에드가 곤살레스(32)를 영입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멕시코 대표로 뛴 곤살레스는 메이저리그 2년간 통산 193경기에서 타율 0.255, 11홈런·51타점을 기록했다.

주로 2루를 맡는 곤살레스는 내야 전 포지션은 물론 외야수 경험도 있어 활용도가 높다. 1루수인 이승엽과 포지션이 겹치지는 않지만 4명으로 제한된 팀당 외국인 선수 출전 쿼터를 두고 경쟁할 수밖에 없다. 요미우리는 디키 곤살레스·위르핀 오비스포·세스 그레이싱어·마크 크룬 등 수준급 투수를 4명이나 데리고 있다. 투수가 최대 3명까지 출전할 수 있는 만큼 곤살레스와 이승엽이 남은 야수 한 자리를 두고 다투는 형국이다. 요미우리가 신예 오타 다이시(20)에게 3루를 맡기고 강타자 오가사와라 미치히로를 1루수로 돌리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도 이승엽에게는 악재다.

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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