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전당대회] 클린턴, 고어 치켜세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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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전당대회 첫날의 하이라이트는 클린턴 대통령의 고어 후보 지지연설.

4천3백명 대의원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등단한 그는 "오늘 우리는 역사상 가장 긴 경제적 확장의 복판에 서 있다.

사상 최대의 흑자기조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미국은 1835년 이래 처음으로 빚 없는 나라가 될 것이다.이런 발전이 우연이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미국의 성공은 기회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라고 분명히 말해주자" 고 선언했다.

그는 이어 "내가 알아 온 어느 누구보다 고어는 장래를 더 잘 이해하고 있으며 대폭적인 정책변화가 미국인들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고 있다.

고어와 리버먼은 부채를 줄이고 교육과 건강관리, 세금감면에 투자함으로써 미국의 번영을 유지해 나갈 것" 이라며 고어를 치켜세웠다.자신의 고별사에 해당하는 이날 연설에서 클린턴은 르윈스키 스캔들에 대한 언급과 조지 W 부시 공화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직접적 공격도 하지 않았다.

○…힐러리 여사도 고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으나 "상원에서 봉사할 특권을 누릴 여부가 뉴욕주민에게 달려 있다" 며 자신의 선거운동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14일 전당대회장 주변에는 정부의 경제정책과 국가미사일 방위(NMD)계획에 항의하는 약 1만여명의 시위대가 장소를 오가며 시위를 벌여 로스앤젤레스 도심은 몹시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

또 일부 시위대는 고어와 석유기업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사와 유착의혹에 항의하다 경찰과 충돌했다.

○…이날 대회장엔 대통령 임기후 한번도 전당대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24년만에 참석해 눈길. 부인 로절린 여사와 함께 나타난 카터는 자신의 대통령 시절 모습을 담은 5분짜리 기록영화를 차분히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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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어는 "가슴에서 우러나는 연설을 하고싶다" 는 이유로 17일 밤 행할 대통령 후보 지명 수락 연설문을 자신이 직접 쓰고 있다고 밝혀 눈길.

그는 연설문이 "감세.사회보장 등 쟁점사안에 관한 실질적인 내용들로 채워질 것" 이라고 말해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의 대통령 후보 수락연설이 공허한 것이었다고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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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당대회 개막과 함께 케네디가(家)가 다시 미국인들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민주당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처음 전당대회를 열고 신세대 지도자 존 F 케네디 상원의원을 대통령 후보로 지명한 지 꼭 40년 만에 케네디 일가가 같은 장소에 다시 모였다.

특히 로스앤젤레스는 케네디 전 대통령의 동생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이 캘리포니아주 예비선거에서 승리한 직후 암살된 비극의 현장이기도 하다.

이번 전당대회에 참석한 케네디가의 인사는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을 필두로 케네디 전 대통령의 외동딸 캐럴라인 케네디 슐로스버그, 케네디 상원의원의 아들 패트릭 케네디 하원의원(로드 아일랜드),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딸 캐슬린 케네디 타운센드 메릴랜드주 부지사 등 4명이었다.

이들은 전당대회의 주요 시간대에 잇따라 연사로 등장, 분위기를 고조시켰다.빌 클린턴 대통령은 첫날인 14일 연설에서 케네디 전 대통령에게 비교적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그가 제창한 뉴 프런티어 정신을 강조하고 40년 전의 영광을 재현하자고 역설했다.

로스앤젤레스〓김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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