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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실제 수익률 따져보면 안 높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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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투자자 최창원(34.서울 갈월동)씨는 지난 6월 초 제어계측기기 제조회사인 우리기술 공모주 1만주를 청약해 18주를 받았다.

이 기업이 6월 말 코스닥에 등록되고 7일이 지난 뒤 崔씨는 18주를 모두 팔아 21만9천여원의 수익을 올렸다.

주당 1만6천원에 사서 2만8천4백원에 팔았으니 77.5%의 높은 수익을 올린 셈. 하지만 崔씨의 체감수익률은 훨씬 낮았다.

청약 당시 개인 한도인 1만주를 응모하느라 열흘 동안 증권사에 청약증거금으로 4천8백만원을 묻어뒀던 점을 감안하면 실제 수익률이 0.46%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공모주 수익률 계산법이 잘못됐던 탓이다. 청약증거금을 투자원금으로 보고, 이 돈이 증권사에 묶여 있는 동안에는 수익률이 제로라는 사실을 고려해야 실제 수익률이 나온다는 얘기다.

최근 한화증권이 이같은 식으로 공모주 수익률을 따져보니 별로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증거금을 원금으로 삼고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6월까지 코스닥에 등록한 1백52개 종목의 공모주 투자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평균 수익률이 5.6%에 그쳤다.

이 수익률은 종목별로 투자자가 청약한도까지 증거금을 낸 뒤 받은 주식을 등록 후 상한가 행진이 그친 날 종가로 팔았다고 가정해 계산한 것이어서 사실상 낼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월별 실질수익률은 지난해 11월이 15.1%로 가장 높았고 그 이후 계속 낮아져 지난 5월에는 0.04%, 6월에는 1.9%에 불과했다.

수익률이 이같이 낮아진 것은 ▶청약경쟁률이 높아져 실제 투자금(증거금)에 비해 배정주식이 적었고▶코스닥 시장이 하락세를 보여 신규등록주의 상승폭도 낮았기 때문이다. 또 올들어 본질 가치에 비해 공모가가 높아진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종목별로는 지난해 11월 공모했던 한성에코넷이 48.3%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로만손(+36.36%).케이알(+35.67%).싸이버텍홀딩스(+35.62%).제이스텍(+35.44%)과 같이 지난해 11, 12월에 공모한 기업들의 수익률이 높았다. 올 들어서는 6월에 공모한 국민카드가 가장 높은 30.5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 5월 공모한 한림창업투자는 신규등록 뒤 주가 하락으로 12.0%의 손실을 냈다.

제일창업투자(-11.76%).창민테크(-0.05%).중앙소프트웨어(-0.09%).한국아스텐(-0.08%) 등도 수익률이 마이너스였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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