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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박상천의원 지도부 비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민주당 박상천(朴相千)의원이 11일 당 지도부를 '무기력하다' 고 비판했다. 이날 오전 기자들 앞에서 8.30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 출마 선언을 한 자리에서다.

그는 민주당의 세가지 무기력 상황을 꼬집었다.

"일찍이 어느 여당이 국민의 정당한 민원도 해결하지 못하고 역차별당할 정도로 무력했던 적이 있는가

"어느 여당이 선거를 앞두고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민심이반을 자초하는 정책을 방치했는가. "

"어느 여당에서 정권이 바뀌기만 기다리는 복지부동의 공무원들이 발생하는 사태를 맞은 일이 있는가. "

朴의원은 "가슴 아픈 일이지만 이런 상황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고 말했다.

그는 현 정권의 초대 법무장관이며 두차례 총무를 지냈다. 그런 경력 탓에 朴의원이 그린 헝클어진 집권당 자화상은 충격을 주었다.

朴의원의 '자아비판' 식 내부 때리기는 계속됐다. 그는 "지난 10여년간 파도와 싸우며 노를 저어온 나같은 사람과, 넥타이를 매고 갑판에 나와 환하게 웃던 사람을 단순 비교하는 건 공평하지 못하다" 고 주장, '무임승차론' 을 제기했다.

그의 발언에 대해 다른 후보 진영에선 "소장파 후보와 영입파들 사이에서 세(勢)가 잠식될 것을 우려한 일종의 충격요법" 이라며 선거전략용으로 치부했다.

반면 일부 당직자들은 "아프지만 옳은 지적이 아니냐" 는 반응을 보이는 등 술렁거리고 있다. 당 체질의 개선을 주문하는 자성론(自省論)이 전당대회의 핵심 쟁점으로 들어앉을 기세다.

이에 앞서 10일 이협(李協)의원은 "정권 향방을 좌우할 민심과 우리 당과의 거리를 현 시점에서 냉엄히 가늠해 봐야 한다" 는 말로 자성론에 불을 지폈다. 조순형(趙舜衡)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에게 직언하는 당이 돼야 한다" 고 주장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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