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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소리] 할인권을 무료초대권인 것처럼 만들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얼마전 상계동에 있는 식당에서 연극 '개그 콘서트' 의 초대권을 얻었다.

초대권에는 '토크, 개그 최고들만 모였습니다' 라는 문구와 함께 백재현.이휘재.남희석 등 유명 개그맨들의 사진이 실려 있었다.

밑에는 이들이 '스페셜 게스트' 로 적혀 있었고 입장료 2만원 위에 ×표를 쳐 놓았다. 누가 봐도 유명 개그맨들이 출연하는 연극에 입장료도 무료라는 생각이 들도록 초대권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래서 큰 기대를 안고 대학로에 있는 공연장을 찾아가 초대권을 냈더니 주최측은 입장료로 5천원을 내야 한다고 했다. 게다가 주차료 8천원까지 받아 결국 1만3천원을 지불하고 말았다.

거기까지는 이해한다고 치자. 막상 공연이 시작되자 초대권에 나온 유명 개그맨들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그저 인기 TV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 의 이름을 딴 작품일 뿐이었다.

식당에서 나눠주는 초대권을 믿고 공연을 보러갔던 내 자신이 경솔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순진한 사람들은 그저 속을 수밖에 없는 세태가 씁쓸할 뿐이었다.

최태영.서울 도봉구 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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