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고려항공 서울행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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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8.15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때 인공기를 단 북한 고려항공기가 서울에 오게된 것은 남북간에 하늘길이 본격적으로 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지난 6월 평양 정상회담때 남측 대통령 전용기와 아시아나항공 민항 전세기가 서울~평양 항로를 직항한 데 이어, 이번엔 북한 국적기가 평양~서울간을 직접 오가게 됐다.

항로는 평양에서 남포상공을 지나 서해 백령도 상공을 거쳐 서울로 오는 길. 이로써 그동안 중국 베이징(北京)등을 경유한 항로에만 만족했던 남북한이 직항로 개설을 위한 단초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남북한은 앞서 1998년 3월 남한 항공기의 북한 영공 통과에 합의했다.

이와 함께 고령인 이산가족들의 왕래에 항공편을 도입함으로써 앞으로 보다 손쉽게 이산가족 상봉.교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남북한은 15일 이산가족들을 태우고 간 민항기를 서울.평양으로 돌려보낸 뒤 귀환하는 18일 출발 두 시간 전인 오전 8시 다시 서울과 평양 순안공항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각기 두차례 남북을 오가는 것이다.

북한이 최근 항공편을 선호하는 배경도 관심이다.

북측은 정상회담 이후 장관급 회담 대표단 서울파견(7월 29일)등 모든 남북 왕래를 항공편으로 결정했다.

이유는 "판문점은 미군(유엔사령부)이 지키고 있어 피하고 싶다" 는 것이다.

고려항공은 북한 유일의 민항회사로 평양과 베이징.방콕.베를린 등 정기노선을 운항 중이며, 소련제 AN-24.TU-134 등 기종을 보유하고 있다.

상징은 붉은 원안에 그려진 한반도 모양의 두루미.

정부 당국자는 9일 "정상회담 준비접촉을 통해 닫혔던 당국간 판문점의 문을 열고, 경의선(京義線)복원에 합의한 데 이어 왕복 항공 직항로까지 뚫린 것" 이라고 평가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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