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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가정 교과통합에 교사들 반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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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기술.가정 교사들이 기술.가정의 교과 통합에 반발해 부전공 자격 연수를 거부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2001년부터 중학교에 연차 적용되는 7차 교육과정에서는 통합교과 원칙에 따라 별도 과목이었던 기술과 가정을 합친 '기술.가정' 을 가르치게 된다.

2002년에는 고교에도 적용된다.

이에 따라 각 시.도 교육청은 기술과 가정 교사들을 연수시켜 '기술.가정' 을 담당토록 할 방침이지만 교사들은 "무리한 통합" 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 교육청의 경우 이번 여름 방학부터 신청자를 받아 중학교 기술과 가정 교사를 상대로 다른 부분의 연수에 들어가려 했으나 2백여명의 기술.가정 교사들이 연수 거부서를 제출해 겨울 방학때로 미뤘다.

부산시 교육청도 지난달 24일부터 기술.가정 통합연수를 실시하려다가 1백60여명의 기술.가정교사들의 반발로 첫날부터 연수를 실시하지 못했다.

이중 기술교사 60명은 당일 오전 연수에 복귀했으나 가정교사 96명은 자격 연수 철회를 요구하며 연수를 거부했다가 닷새 만인 28일 연수에 복귀했다.

◇ 왜 반발하나〓이들의 불만은 이질적인 두 교과목을 교과 개편에 따라 무리하게 통합.운영하려는 데 따른 것이다.

대다수 공대 출신인 기술 교사들과 가정대 출신인 가정 교사들을 단기간의 연수만으로 같은 부류로 묶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란 주장이다.

게다가 6차와 7차 교육과정에서 기술과 가정의 수업시수가 계속 줄어 이들의 불만이 팽배해 있는 데다, 최근 10여년간 실업교육 비중이 감소하면서 신규 채용을 거의 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교사들이 실업과목들을 연수하는 것이 쉽지 않은 형편이다.

서울시 교육청의 한 장학사는 "사회 변화에 따라 교사.교과목에 대한 수요는 변하게 마련이므로 교사들이 탄력적으로 적응해야 한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가정 교사는 "통합될 수 없는 두 교과를 교원 수급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날림연수로 무마하려는 발상은 공교육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심화시킬 것" 이라고 주장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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