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박물관들 명작 헐값에 팔아 망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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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영국 케임브리지에 있는 피츠윌리엄 박물관과 엑시터 시립박물관 등이 반 다이크, 앙리 팡텡 라투르 등 거장 미술가들의 명작을 몰라보고 보존할 가치가 없다며 헐값에 비밀리에 팔아 치웠다고 더 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엑시터 박물관은 현재 4백만달러(약 45억원) 이상에 거래되는 19세기 거장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의 그림을 1954년 42파운드(7만원)에 팔았다.

이보다 1년 앞서 피츠윌리엄 박물관은 시가 3백만~4백만달러를 호가하는 17세기 프랑스 거장 발렌틴의 '병사와 예언자' 를 3백50파운드(60만원)에 팔았고 이 작품은 현재 미국 오하이오주 톨레도 박물관의 자랑거리가 됐다.

왕립 콘월 박물관은 65년 워터하우스의 그림을 개인 수집가에게 2백파운드(34만원)에 팔았는데 현재 가격은 5백만달러(57억원) 이상이다.

이같은 사실을 밝혀낸 저명한 고미술학자 크리스토퍼 라이트 박사는 엑시터 박물관이 이런 식으로 처분한 그림은 모두 1백60점에 이르며,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2백파운드(34만원)에 팔린 워터하우스의 한 그림은 세계적인 뮤지컬 제작자인 앤드루 로이드 웨버에게 최근 6백60만달러(75억원)에 팔리기도 했다고 개탄했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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