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만의 눈폭탄] 지하철도 속수무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4일 폭설엔 지하철도 속수무책이었다. 시민들은 “폭설이 올 때는 지하철을 이용하라고 해놓고 대책을 제대로 세워 놓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출근시간대에 서울 도심의 주요 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하철에 많은 사람이 몰렸다. 2호선 강남역의 경우 출근길 이용객이 평소보다 30% 가량 늘었다. 서울시는 이날 지하철의 러시아워(배차간격 3분)를 오전 7~9시에서 11시까지로 연장하고, 5~8호선은 20대의 열차를 추가로 운행했다. 그러나 혼란은 해소되지 않았다. 지연 도착에 고장까지 잇따랐다. 2호선(역삼~강남역), 1호선(남영~용산역) 등 일부 구간에서 멈춰선 열차가 생겼다. 오전 8시엔 전기 공급에 차질이 생겨 지하철 1호선 서울역~청량리역 구간의 열차가 양방향으로 멈춰 서있기도 했다. 일부 승객이 출근 인파 속에서 실신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오전 10시쯤 2호선 교대역에서는 지하철에서 내려 승강장 개표구 쪽으로 올라오는 계단에서 20대 유치원교사 A씨가 쓰러져 119가 출동했다.

지하철 9호선은 마비 수준이었다. 양천구·강서구 등지에서 강남권으로 출근하는 시민들이 9호선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9호선은 열차 한 대가 4칸에 불과한 데다, 전체 열차 22대 외엔 예비 열차가 2대밖에 없어 추가 운행이 거의 불가능했다.

정선언·이현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