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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새명소된 삼성동 '코엑스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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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 한복판에 자리잡은 호수먹거리마당. 식탁에 쟁반막국수 한 접시를 놓고 머리를 맞댄 채 국수 가닥을 빨아들이는 젊은 연인,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이 주방 저 주방을 돌아다니면 분주하게 음식을 나르는 아빠, 아기에게 우유병을 물리고 자신은 스파게티를 포크에 돌돌 말아 입으로 가져가는 젊은 아기엄마...

유리로 만든 피라미드 아래 수백명의 식객이 먹거리 진풍경을 펼쳐내고 있다.

코엑스몰 초입에 위치한 '마르쉐' 레스토랑 역시 문전성시다. 내부 대기석도 모자라 문 밖까지 수십명이 줄을 서 있다.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는 아이들은 코를 벌렁거리며 음식맛을 음미하고, 테이블을 차지한 사람들은 스테이크.피자.샐러드.바게트 등 온갖 음식을 한상 차려놓고 이야기꽃을 피운다.

올림픽 축구경기장의 20배와 맞먹는 3만6천평의 지하공간인 코엑스몰이 '맛의 천국' 으로 뜨고 있다.

◇ 코엑스몰은 음식 전시장=베니건스.TGI프라이데이스.마르쉐 등 요즘 잘 나간다고 하는 패밀리레스토랑이 곳곳에 자리잡았고, 맥도날드햄버거.롯데리아.KFC.파파이스치킨.버거킹 등 패스트 푸드 브랜드도 즐비하다.

한.중.일.양식당은 물론 베이커리.피자.파스타.아이스크림.커피 전문점에 라면.김밥을 파는 스낵 코너에 이르기까지 1백여곳의 다양한 음식점이 몰려 있다.

각각의 음식점에서 취급하는 메뉴만 합쳐도 1천가지는 족히 넘는다. 케밥(고기와 야채를 밀쌈에 싼 것).라자냐(파스타의 일종).툼양쿵(태국식 새우수프) 등 이름조차 생소한 세계음식들도 맛볼 수 있다. 한마디로 2000년 지구촌 음식의 현주소와 흐름을 한 눈에 읽을 수 있는 '맛의 전시장' 이다.

◇ 코엑스몰은 둘이서 하나=코엑스몰의 음식은 둘이서 하나만 시켜 먹는 메뉴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쟁반음식으로, 쟁반막국수.쟁반냉면.쟁반자장 등이다.

값은 6천~8천원. 5천원짜리 라면정식도 있는데 김밥과 떡볶이를 함께 제공, 둘이서 간식으로 나눠먹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러한 메뉴는 호수먹거리마당에 많다.

다른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도 한두 가지 음식을 시켜 둘이나 셋이서 나눠 먹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여자친구들과 쟁반막국수를 먹던 정경운(21.대학생)군은 "코엑스몰에 오면 워낙 메뉴가 많아 무엇을 먹을지 매번 고민한다" 며 "그러나 친구들 여럿과 올 땐 각자 원하는 것을 시켜 골고루 맛본다" 고 말했다.

◇ 코엑스몰의 점심시간은 오후 2시=음식점마다 정오 이전에 문을 열지만 정작 점심시간엔 사람들이 별로 없다.

주변 건물 직원들이 이곳을 기피하기 때문. 무역센터 빌딩에서 일한다는 한 회사원은 "음식값이 비싼 편은 아니나 사람이 많아 서비스가 떨어지는데다 전반적으로 개성이 없는 획일적인 맛에 식상한다" 고 말했다.

오후 한시가 되면서 손님들이 몰려들기 시작해 오후 두시께 피크를 이룬다. 이들 대부분은 점심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전시장.영화관.수족관 관람객들. 이후 저녁식사 시간까지는 쇼핑객들이 합세해 계속 분주하다.

부르스케타 픽스 카페의 한 종업원은 "정오 이후에 손님들이 몰려 오후 두시 출근해 저녁 늦게 퇴근하는 직원들이 많다" 고 설명했다.

유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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