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 칼럼] 9호선을 급행철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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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오늘 서울지하철 7호선이 개통된다. 6년만에 말쑥해진 거리에 3일간은 공짜다. 지하철역 곳곳에서 벌어지는 한판 축제와 함께 주민들의 해묵은 체증도 싹 가셨으면 한다.

서울시는 최근 9호선 건설계획도 바로잡았다. 중형(中型)열차로, 김포공항에서 갈아타야 인천국제공항까지 갈 수 있던 9호선 계획을 대형.급행열차로 갈아타지 않게 바꾼 것이다.

터널 높이를 30㎝ 높여 지하철.신공항철이 함께 9호선 철로를 이용할 수 있게 됐고, 열차도 신공항철과 같이 대형으로 복원됐다.

지난 3년 동안 신공항철.9호선 직결 운행을 주장하던 전문가들에겐 스트레스가 싹 가시는 시원한 결정이다.

이젠 건설교통부.철도청 등이 협조만 하면 된다.

먼저 건교부. 어렵게 내린 서울시의 결정을 직결에 드는 추가공사비(2천억원 정도) 지원으로 밀어 주면 어떨까. 전문가들은 당연히 그럴 것으로 본다.

광역철도면 공사비의 75%까지 보조하게 돼 있고, 신공항철과 직결되는 9호선은 기능상 당연히 광역철도이기 때문이다. 현행 40%인 지원비율을 50% 넘게 올려줘도 문제될 건 전혀 없다.

철도청은 신공항철 건설계획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급행 9호선이 생기면 신공항철은 수요가 더 많은 강남지역(94년 조사시 57%)을 중심으로 운행하는 게 옳다.

신공항철은 지역간 철도가 아니라 시내 한가운데서 끝나서는 안되는 도시철도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내린 승객이 어디서 지하철을 타야 할 지 갈팡질팡할 서울역을 향해 한강을 건너 비수요지역을 어렵게 통과하는 노선대를 건설하는 건 '종착역〓서울역' 에 급급하는 철도 초창기식의 경직된 사고방식일 뿐이다. 당연하게 이 노선대는 경제성도 희박하다.

서울시도 할 일이 남았다. 9호선 운행철학이 급행중심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시속 42.7㎞인 구간평균 속도는 경수선의 45.2㎞보다 느린데, 신공항철도는 60㎞는 넘어야 한다.

또 '출퇴근외 시간대에, 완행 두번에 급행 한번 운행' 하겠다는 운행계획은 '출퇴근시간에도 완.급행 교대운행' 이 돼야 한다. 아쉽게도 우리에겐 그런 노하우가 부족하다. 이번엔 외국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서라도 진짜 급행철을 한번 놓아야 할 것이다.

음성직 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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