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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남희석의 토크 콘서트' 자사홍보 눈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TV는 스타를 먹고 산다. 현대 연예산업의 기본틀인 스타시스템의 한복판엔 TV가 자리잡고 있다. 탤런트는 말할 것 없고 가수든 영화배우든 일단 TV에 얼굴을 알려야 대중의 지지를 손쉽게 끌어낼 수 있다.

TV가 이런 속성을 가장 잘 활용하는 프로그램이 토크쇼다. 시청자의 눈길을 잡아두려는 방송사의 의도와 팬들에게 손쉽게 다가서려는 스타들의 전략이 '악수하는' 곳이다.

매주 일요일 밤 10시50분 방송되는 SBS '남희석의 토크 콘서트 색다른 밤' 도 그렇다. 개그맨.가수.탤런트 등이 출연해 잡담을 늘어놓는다. 그런데 제목처럼 '색다른 밤' 이 전혀 되지 못하고 오히려 '진부한 밤' 으로 흘러 문제다.

지난달 30일 밤을 보자. 초반부엔 팬들에 관련된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개그맨 클놈.김경민, 연예전문 리포터 조영구 등이 일화를 공개했다. 엉뚱한 팬 때문에 승용차가 망가지고, 팬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자기 승용차에 직접 낙서하고, 출연료로 받은 1천원짜리 지폐가 거리에 쏟아지자 팬들이 이를 잽싸게 집어가고 등등.

재미는 있으나 진행방식이 어쩐지 KBS2 인기 토크프로 '서세원쇼' 와 유사하다. 단지 다르다면 진행자 남희석이 임의대로 등위를 정하지 않는다는 것뿐이다.

색다른 부분을 굳이 찾으면 후반부 '스타 속풀이' 코너다. 일단 발언 수준이 과감하다.

마치 웅변을 하듯 연설대에 올라가 열변을 토한다. 시청자로선 스타들의 남다른 고충을 실감나게 듣게 된다.

그런데 뒷맛이 개운하지 않다. 물론 악의는 없으나 출연자끼리 공격.반격하고, 진행자를 지나치게 자주 도마 위에 올려놓고, 심지어 담당 PD에게 키워달라고 하소연한다.

예컨대 가수 김원준이 함께 출연한 댄스그룹 구피의 멤버 신동욱에게 빌려간 게임기를 빨리 돌려달라고 하자 신동욱은 게임기가 아니라 조이스틱이라고 답변하는 식이다.

출연자들이 '좋은 친구들' '호기심 천국' '로드쇼 힘나는 일요일' '한밤의 TV연예' 등 SBS 프로그램 녹화현장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말할 땐 해당 프로 자료화면을 상세하게 내보내 SBS 오락프로 전체를 홍보하는 인상도 준다.

게다가 담당 한경진 PD는 왜 그리 자주 거론하는지…. 때문에 출연자들의 마음고생에 그다지 공감이 가지 않는다. '속풀이' 가 아니라 프로그램 '뒷풀이' 가 더 어울릴 정도다. 한 주일을 새롭게 준비하는 일요일 밤을 상큼하게 만들 소재가 아쉽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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