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단 저 높은 산 흙 하나가 없단 말이
은하수 씻어내려 길 아닌 길 만드시니
돌마저 희었었던들 바란다나 하리요
첫 층에 부서진 물 내려 칭칭 몇번이고
눈이다 비일러니 안개 도로 실구름이
어느덧 바람에 날려 이리저리 하더라
안산은 아늑하다 밖산이야 장할씨고
검푸른 열 길 백 길 태를 감히 묻자오리
물 한 줄 간드러지니 온데 몰라 하노라
- 정인보(1893~?) '금강산에서 비룡폭'
저 고려나 조선조의 시인들 발 만 아니라 개화기의 시인 작가들은 다투어 금강산을 찾았고 발길이 닿고 눈이 닿는 곳 마다 신운(神韻)을 얻어 시를 바쳤었다.
위당(爲堂)정인보(鄭寅普)는 한학자이자 독립운동가며 신시조의 찬란한 개벽을 이룬 시조시인이다.
7월의 문화인물로 그 문학과 사상적 업적을 재조명하는 때를 맞아 금강산 곳곳을 시조로 남긴 절창 가운데서 비룡폭(飛龍瀑) 한 편을 다시 새겨 읽는다.
이근배 <시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