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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빌라 15층 재건축 추진 논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재건축하면 지은지 20년 넘은 낡은 서민아파트가 떠오른다. 그러나 서울 강남의 한 부촌(富村)주민들이 호화빌라 재건축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고 있다.

재건축이 추진중인 빌라는 1980년 중반 건축 당시부터 초대형.최고급으로 화제를 모았던 서울 서초구 서초동 롯데빌리지. 62~70평으로 IMF 전에는 10억원 넘게 거래됐으나 현재는 시가 7억~8억원인 이 빌라에는 5공 실세 J씨가 살았었고 현재 전직총리 R씨와 거물 의원 K씨가 살고 있다.

빌라 4개동 주민 중 가.나동 36가구는 재건축조합 설립인가를 받아 지난달 30일 서초구청에 재건축 사업승인을 신청했다.

조합측은 3층짜리 2개동을 합쳐 86평 68가구, 15층짜리 아파트를 세울 계획이다. 이 근처 서초동과 방배동 일대는 15층짜리 트라움하우스(1백50평.38가구) 신축공사가 진행되는 등 최근 규제가 강화된 도시계획조례 시행 유예기간(3년)안에 고층.고급 빌라를 지으려는 건축업계의 움직임이 활발한 곳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주변 주민들이 조망권과 일조권을 침해磯摸?반발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1백여명의 서명을 받아 허가권자인 서초구청장에게 지난 22일 탄원서를 냈다.

주민 김윤정씨는 "롯데빌리지 사람들이 재건축 이익을 얻기 위해 이웃의 환경권을 무시하고 있다" 고 말했다.

계획대로 86평짜리 빌라가 재건축되면 주변 시세로 미뤄 15억원은 넘을 전망이어서 롯데빌리지 주민들은 7억~8억원의 이익을 얻을 것으로 부동산 업계는 보고 있다.

이웃 주민들은 또 지은지 15년이 안된 빌라에 대해 재건축조합 설립인가가 난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재건축조합측은 "주택건설촉진법에 따라 한국건설안전기술협회의 검사 결과 비가 새고 난방 배관에 균열이 가 재건축이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고 말했다.

롯데빌리지가 얼마나 증축할 수 있을지 서초구의 최종 사업승인 규모가 주목된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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