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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강들 공업화에 죽어간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중국 강들이 죽어가고 있다. 강바닥이 아예 말라붙는가 하면, 시커멓게 썩어 강 구실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무분별한 환경오염이 빚은 인재(人災)다.

중국 7대 하천 가운데 하나인 동북지방의 쑹화(松花)강이 올 여름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냈다.

쑹화강은 헤이룽장(黑龍江)성을 힘겹게 지나오다 자오위안(肇源)지역에 이르러 말라붙어 버렸다.

쑹화강이 단류(斷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둥베이(東北)임업대학의 자오후이쉰(趙惠勛)교수는 "쑹화강 단류의 직접원인은 가뭄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상류지역인 백두산 천지 일대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삼림남벌" 이라고 지적했다.

趙교수는 이어 "상류지역 삼림.늪지대.초원의 상당 부분이 도시로 개발돼 수자원이 급속도로 고갈되고 있다" 고 밝혔다.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는 최근 현지 르포기사를 통해 "주장(珠江)강과 회장(淮江)강이 검게 썩은 채 죽어가고 있다" 고 보도했다.

원인은 상하이(上海)일대와 광둥(廣東)성 주장강 삼각지내의 급속한 공업화다.

이 지역은 중국내 제조업이 밀집된 지역이다. 하루에도 수백t씩의 유독성 공업폐수가 강으로 밀려든다.

양쯔(揚子)강은 최근 들어 폭우만 오면 강둑을 넘어 수천명의 인명을 앗아갔다. 가뭄 때는 반대로 악취를 풍기며 시커멓게 썩어가는 형편이다.

상하이시 토목전문가들은 "양쯔강에 대한 본격적인 수리시설 건설에 착수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10년내 수백억 위안(元)의 사회적 대가를 치러야 할 것" 이라고 경고했다.

홍콩=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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