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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가볼만한 색다른 해외여행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5면

벼르고 벼르던 여름휴가. 애써 모은 자금을 털어 해외여행을 다녀온 뒤 동료들과 여행담을 나누다 보면 "당신도 거기 갔다 왔느냐" 는 반응에 실망하기 십상이다.

요즘 해외여행이란 것이 대부분 우루루 몰려다니는 깃발여행 아니면 괌.사이판 등에서의 휴양, 혹은 파리나 로마 같은 유명도시 배낭여행 식으로 정형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을 조금 다른 데로 돌리면 만만찮은 비용을 들이기는 해도 해외여행이 자신만의 소중한 추억이 될 수 있다.

남태평양의 피지와 터키.오스트리아 등이 그런 곳들이다.

◇ 피지〓코발트빛 바다와 산호초 해변, 그리고 열대림이 우거진 남태평양의 섬나라로 날짜 변경선 상에 있다.

빌 게이츠와 비틀즈의 링고 스타, 영화배우 피어스 브로스넌.미셸 파이퍼.커트 러셀 등이 신혼여행을 다녀갔고 브룩 실즈 주연의 '푸른 산호초' 의 촬영무대이기도 했다.

곳곳의 리조트에서는 스쿠버다이빙.수상스키.윈드서핑.스쿼시 등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피지의 공항 난디에서 20㎞쯤 떨어진 트레저 아일랜드 리조트가 특히 유명하다.

피지사람들에게 '불라' 라고 인사하면 돌아오는 반응에서 남태평양 사람들 특유의 친절함을 만끽할 것이다.

단, 그들과 얘기할 때 시간관념에 주의해야 한다. "버스가 곧 온다" 고 하면 그건 "10분내로 온다" 는 게 아니라 "내일까지는 오겠지" 라는 뜻이다.

만사가 그렇게 느긋하게 돌아가는 피지는 그래서 '시간이 멈춘 섬' 이라고 불린다.

◇ 터키〓유럽과 아시아의 교차점으로 동서양의 문화가 뒤섞인 곳이며 세계 어느 곳에도 없는 독특한 자연경관까지 가진 나라다. 거기에 물가도 싸 배낭여행에 적격이다.

이스탄불은 서기 4세기 콘스탄티노플이라는 이름으로 로마제국의 수도가 된 이래 20세기 초까지 셀주크 투르크.오스만 투르크 등 대제국의 수도였던 곳으로 로마시대부터의 유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

토카프 궁전의 박물관에는 순금으로 된 술탄의 의자, 86캐럿짜리 초대형 다이아몬드 등이 있어 옛 제국의 영화가 느껴진다.

터키 중부 카파도키아 평원에는 오랜 세월 비바람이 화산재 바위를 깎아 만든 희한한 기둥 수천개가 줄지어 서 있다. 이밖에 석회암 온천이 있는 파묵칼레도 가볼 만 하다.

터키에 처음가면 화폐가치가 낮아 당황하게 된다. 돈의 단위는 터키 리라인데 필름 한 통에 2백50만 리라이고 이스탄불의 유료 화장실 이용료가 10만~20만 리라다.

그러나 10만 리라라고 해야 고작 우리 돈 1백60원 정도다.

◇ 오스트리아〓스위스 뿐 아니라 오스트리아도 알프스의 고장이다.

서부 티롤 지방에서 '노르트케텐바넨' 이라는 케이블카를 타면 해발 2천2백56m까지 올라가며 알프스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중서부 잘츠부르크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을 촬영한 곳. 잘츠부르크에는 아예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 란 것이 있어 폰 트랍 대령이 마리아에게 사랑을 고백한 레오폴드 궁, 마리아가 원래 있던 베네딕크 수녀원 등 영화 속 명소들을 탐방한다.

시내의 스텐브라우 레스토랑에서는 매일 '사운드 오브 뮤직' 공연을 곁들인 디너쇼가 열린다.

◇ 타이완〓타이완의 여름은 전통 축제의 계절로 이때 가면 중국의 전통문화를 맛볼 수 있다.

음력 7월인 양력 7월31일부터 8월28일까지는 귀신의 달 축제가 열린다. 이 기간 동안 저승의 문이 열려 귀신들이 세상에 내려와서는 한달간 마음껏 놀다간다는 것. 절과 도교 사원들은 귀신을 달래려 제사를 지내고 연회를 베푼다.

경극공연과 가장행렬도 있는데 '중원절' 이라 불리는 음력 7월15일(양력 8월14일)에 절정을 맞는다.

특히 이날은 타이페이 지롱(基隆)공원에서 벌어지는, 강물에 등을 띄우는 행사가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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