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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국회도 상봉 예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이만섭(李萬燮)국회의장은 17일 북한측에 남북 국회회담을 공식 제의하면서 "이번 국회는 민족화합과 통일시대를 여는 책무를 갖고 있으며, 남북의 대의(代議)기구 대표들이 민족의 장래를 의논하는 길을 터놓는 게 그 책무를 이행하는 첫걸음" 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李의장은 "국회회담이 이뤄질 경우 남북 고위당국회담에서 풀리지 않는 문제, 통일방안 및 통일에 대비한 헌법기초 문제 등을 논의할 생각" 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이번엔 남북 국회 본회담의 성사 가능성이 크다" 고 전망했다. 李의장은 ▶이번의 경우 남북 정상의 6.15공동선언문이 나와 있고▶남북 정상회담으로 화해.협력의 분위기가 조성됐으며▶북한도 변했다는 것을 낙관적 전망의 근거로 제시했다.

남북 국회회담은 1985년 4월 양형섭(楊亨燮) 당시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이 처음 제안했다. 남북은 그 해 두차례 예비접촉을 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북한측이 '남북 불가침 공동선언' 의 의제 채택을 고집하다 86년 1월 팀스피리트 훈련을 트집잡아 대화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88년 7월 서울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우리측 김재순(金在淳)국회의장은 다시 남북 국회회담을 제의했다. 남북은 90년 1월까지 열 차례에 걸쳐 준비접촉을 했으나 역시 불가침선언의 의제 채택 여부로 논란을 벌이다 본회담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李의장의 남북 국회회담 제의에 대해 민주당은 '찬성' 을, 한나라당은 '원칙적 환영'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6.15선언문에 대한 해석, 통일방안에 대한 입장이 민주당과 다른 만큼 앞으로 회담 준비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조만간 구성될 국회 '남북관계특별위원회' 가 여야의 이런 견해차를 어떻게 좁혀나갈지 주목된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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