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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봉사나선 '천사표' 택시기사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14일 낮 12시30분 의정부시 장암동 동아아파트 101동 903호. 의정부시에서 개인택시 운전을 하는 소성규(蘇盛圭.46)씨와 백종린(白鍾璘.45)씨는 거동이 불편한 이선우(李宣雨.70)할아버지를 부축한 채 집 밖으로 나섰다.

이어 할아버지와 부인 김정숙(金貞淑.61)씨를 택시에 태워 인근 의정부성모병원 인공신장실로 모셔다 드렸다. 이들은 전날 미리 이용신청을 받아두었던 금오동 평화아파트에 사는 심현옥(沈鉉玉.62)할아버지 집으로 곧바로 향했다.

이 곳에서 蘇씨 등은 양 다리가 절단돼 걸을 수 없는 沈씨를 들쳐업고 나와 택시에 태우고 같은 병원으로 옮겨 드렸다.

그들은 이날 오후 6시 장애인 할아버지 2명이 혈액투석치료를 마치자 집까지 다시 바래다 주었다.

李할아버지는 "택시잡기 불편도 해소되고 하루 8천원 씩 드는 택시비도 아낄 수 있어 무척 고맙다" 고 말했다. 의정부시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소속 택시기사 1백20명. 이들은 지난달 1일부터 '장애인 나들이 봉사대' 를 결성, 활동에 나섰다.

이틀 일하고 하루 쉬는 날을 이용해 하루에 2명 씩이 돌아가며 봉사활동을 벌인다. 중증 장애인이나 응급환자 등이 급한 용무가 있으면 시내나 인접 도시까지 운전해 준다.

병원이나 관청에 도착해 업무를 대신해 주기도 한다. 돌아오는 길도 당연히 책임진다. 통상 전화로 하루전까지 신청을 받지만 응급환자의 경우는 즉시 현장으로 출동한다.

현재 하루 평균 3~4명의 장애인이 이용하고 있다. 봉사나 신청접수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 봉사활동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경찰 연락을 받은 관제실에서 택시에 설치된 화상모니터를 통해 정보를 보내오면 도난차량.뺑소니 등의 범죄 용의차량을 추적, 신고하는 일도 한다.

봉사대장 현광란(玄光蘭.48)씨는 "보다 많은 장애인들이 불러줄 것을 기대한다" 고 말했다. 031-874-3002.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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