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장 이 문제] 부산아시아드 도로 반쪽공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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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부산시 부산진구 초읍동 어린이대공원과 양정동 하마정을 잇는 아시아드 도로 확장 공사가 미군부대 부지 편입에 따른 보상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차질을 빚고있다.

이 도로는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주경기장(연제구 거제동)의 진입로 구실을 하는 길로 1997년부터 4차로를 8차로로 넓히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전체 길이 2천8백m 중 어린이대공원~하얄리아부대 정문 구간과 정묘사~하마정 교차로 구간 2천4백60m는 포장 등 마무리 공사만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이 두 구간의 사이인 하얄리아부대(장교 숙소)~정묘사 간 3백40m는 아직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확장공사에 편입되는 하얄리아 부대 시설에 대한 보상합의가 되지 않았기 때문. 부산시와 하얄리아부대는 도로에 편입되는 4개 동의 장교숙소 이전 문제를 놓고 지난해 7월부터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는 장교숙소 이전 비용으로 40억원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미군측은 장교숙소는 물론 다른 시설물의 이전과 설치 비용까지 부담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미군측은 "장교 숙소가 이전하면 다른 시설도 이전해야 하기 때문에 부산시가 당연히 모든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는 입장이다.

부산시 안영기(安永琪)도로계획과장 "미군의 요구를 들어주려면 모두 1백억원이 비용이 들어간다" 며 "부산시 재정 여건상 60억원을 더 부담할 형편이 못된다" 고 말했다.

양측은 지난해 11월 초 협상을 가진 뒤 8개월째 만나지도 않고 있다. 미군측은 최근 부대장이 바뀌면서 더욱 협상에 미온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계획대로 2001년 말 준공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부산시는 일단 오는 9월까지 미군측을 설득할 방침이다. 준공 일정을 맞추려면 늦어도 올해 안에 공사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이 때까지도 합의되지 않으면 인도폭을 줄이거나 인도 모두를 도로에 편입시키는 선에서 공사를 마무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이 구간만 왕복 6차로의 병목이 되면서 교통체증이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점유 부산땅 되찾기 범시민추진위원회 회원 2백여 명은 지난 8일 오후 2시 하얄리아부대 정문에서 제3회 미국 점유 부산땅 되찾기 인간 띠 잇기 행사를 열어 하얄리아 부대 반환을 촉구했다.

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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