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힘' 유동성 장세 기대 꿈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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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9면

자금시장의 선순환이 예상되면서 주식시장에도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순환매 장세가 나타날 것인가.

우량 채권의 수익률이 급락하면서 시중금리도 동반 하락해 시중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장세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순환매 장세 가능할까=시중에서 우량 채권에 대한 수요가 몰리면서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이 올 들어 처음으로 7%대로 내려가면서 A급 이상 우량 회사채 수익률(3년 만기)도 9% 아래로 진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신용도가 높지 못한 회사채는 발행조차 하기 어렵지만 지표금리가 이처럼 안정세를 찾는 것은 자금시장의 선순환을 촉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같은 채권시장의 안정세는 채권전용펀드 10조원이 조성돼 채권 소화 여력이 높아진 데다 지난달 30일 투신권의 부실자산이 확정되면서 자금시장의 불투명성이 대폭 해소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 1일부터 예약판매되고 있는 투신권의 비과세 채권형 수익증권에 1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면서 자금시장의 유동성 장세에 따른 기대감으로 순환매 예상 수혜주들이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금융·건설주 기세 이어지나=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먼저 반영된 테마는 은행·증권·건설 등 이른바 신트로이카주.지난달 20일부터 은행주가 앞서고 증권·건설주가 뒤따르기 시작했다.

이들 종목은 지난 주말까지 증시 전체 거래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종합주가지수를 850선까지 끌어올리는데 주역이 됐다.

10일 주식시장에서 이들 종목이 주춤한 것은 지수가 이미 전고점(6월12일 858.34)근처까지 상승한 데다 은행 총파업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인데 다른 테마로의 순환매 과정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대신경제연구소 정윤제 연구위원은 “금융주와 건설주는 이제 상승 탄력이 상당히 둔화되는 느낌”이라면서 “매기가 다른 종목들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어떤 종목으로 순환매 이어질까=유동성 장세가 전개될 경우 다양한 테마주가 순환매 수혜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저PER주(순이익을 주가로 나눈 비율)가 우선 순환매 대상 종목으로 꼽힌다.삼성전자가 가장 대표적인데 올해는 이익이 6조원에 달해 현재 주가로는 올해 PER는 10배로 전망되고 있다. SK텔레콤·LG정보통신·한국통신 등도 모두 실적에 비해 주가가 낮은 주PER주들이다.

자산가치가 우량한 종목들도 눈여겨볼 만 하다.대우증권 이상문 연구위원은 시가총액이 순자산가치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세방전지·삼부토건·대한전선 등을 자산가치 우량주로 꼽았다.

이 밖에 ▶계절주 ▶물류관련주 ▶에너지가격 수혜주 ▶차트상 낙폭이 큰 장기소외주들도 매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코스닥에서는 현금이 많은 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 인수·합병(M&A)주들이 예상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리타워테크놀러지·동특·골드뱅크·인터파크·새롬기술 등이 이런 종목들이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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