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버지는 내가 두살 때인 1954년 육군에 입대했다가 그해 세상을 떠났다.
당시 어머니는 제주도 제1훈련소까지 찾아갔으나 사망 원인조차 확인하지 못했다. 이후 어머니는 '가족을 이끌고 경남 진주에서 서울로 상경한 뒤 가정을 힘들게 꾸려나갔다.
그 와중에도 어머니는 '매년 국방부와 육군본부 등을 오가며 아버지를 국가유공자로 등록하려 했지만 명확한 설명도 없이 "안된다" 는 답변만 들어야 했다.
그렇게 어머니의 한이 깊어만 가던 중 중앙일보 2월 8일자에 '한국전쟁 사망자와 행방불명된 사람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준다' 는 기사를 읽고 중앙일보에 도움을 청했다. 중앙일보는 선뜻 국가보훈처 관계자와의 면담을 주선해 줬다. 그 결과 수원보훈지청을 통해 육군본부로 민원을 신청할 수 있었고 3월 7일 회신을 받게 됐다.
아버지의 사망 원인이 공무수행과 상당한 관계가 있다고 판단해 순직으로 결정했다는 통보였다.
즉시 수원보훈지청에서 국가유공자 등록절차를 밟아 지난 5월 명예로운 국가유공자 증명서를 어머니 품에 안겨드릴 수 있었다. 노모의 가슴속에 맺힌 응어리를 46년 만에 풀 수 있게 해 준 중앙일보에 뒤늦게나마 감사의 글을 띄운다.
박동식.경기도 안산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