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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각국의 한가위] 중국 "선물 돌리기 행렬로 시내 북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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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 이제까지 나온 월병 중 가장 비싼 것으로 기록될 9만9999위안(약 1390만원)짜리가 중국에서 선을 보였다.

◆ 중국=10월 1일부터 7일간 국경절 연휴가 시작되기 때문에 전통 명절인 28일 중추절(仲秋節)은 정상 근무한다. 그러나 말이 그렇지 추석 전날 오후만 되면 시내 곳곳의 길이 막힌다. 정부 부처와 기업인 모두 선물 돌리기에 나서기 때문이다. 명절 먹거리인 월병(月餠)과 차.술이 대표적인 선물. 그 중에서도 최근 문제가 되는 것은 월병이다.

송편보다 다소 큰 월병은 시큼한 오리알이나 과일.팥 등을 속에 넣은 떡의 일종이다. 4개들이 또는 8개들이 한 통의 가격은 보통 수십위안(약 수천원). 그러나 근래에 뇌물성 월병이 등장했다. 올해는 급기야 9만9999위안(약 1390만원)짜리 월병 세트도 상품으로 나왔다. 전복과 상어 지느러미.제비집 등 최고급 재료를 쓰고 월병 모양의 금덩어리도 따로 넣었다.

월병 상자 안에 디지털 카메라나 파커 만년필 등을 끼워 넣는 경우는 애교에 가깝다. 최근엔 30평형 아파트 열쇠를 넣은 월병이 나돈다는 소문까지 있다.

◆ 홍콩=중추절 저녁이면 가족.친지와 함께 산과 바다.공원에 나가 달을 감상하는 '상웨(賞月)' 시간을 즐긴다. 온 가족이 외식을 한 다음 아이들이 등불을 들고 산에 올라가 달맞이를 하는 것이다. 바닷가에서 바비큐 파티를 즐기며 달맞이를 하는 것도 아열대의 날씨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가장 유명한 달맞이 장소는 홍콩 섬의 빅토리아 공원이다. 추석 당일 저녁에 삼삼오오 모인 군중이 10만여명에 이른다. 공원 바닥에 앉아 촛불을 켜고 고층 건물 사이로 떠오르는 보름달을 만끽한다. 하늘엔 보름달, 땅엔 촛불 바다가 펼쳐진다. 그런가 하면 침사초이 '스타의 거리'는 10m 높이의 연등과 소원 성취를 비는 오색 채등으로 장식된다. 홍콩 섬 쪽에서 쏘는 레이저 쇼에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춤과 음악.사자춤까지 더해져 명절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 대만=대만은 성묘나 차례 지내기가 위주인 한국과 달리 가족들이 모여 외식을 하거나 노래방에 간다. 그래도 명절 분위기가 나는 것은 추석 당일은 쉬고 또 기업마다 '떡값'을 주기 때문이다. 올해엔 대개 2000대만달러(약 7만원) 정도가 지급됐다고 한다. 타이베이(臺北) 남쪽의 관광 명소인 르웨탄(日月潭)에선 25일부터 엿새간 불꽃놀이와 레이저 쇼가 벌어진다.

◆ 일본=추석은 1년 중 가장 큰 명절. 그러나 음력이 아닌 양력으로 지낸다. 메이지(明治) 유신 때 음력을 폐지했기 때문이다. 추석에 해당하는 '오봉'은 8월 15일. 한국과 마찬가지로 고향을 찾아 조상을 모시는 행사를 하는 게 보통이다. 이때 고기나 생선 등은 제례 음식으로 쓰지 않는다. '오봉'이 불교 행사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오봉'엔 두 가지 국과 다섯 가지 야채 요리가 주로 등장한다. 밤에 달이 뜨면 달 모양으로 빚은 쌀 떡인 '쓰키미 단고(月見團子)'를 나눠 먹는다.

홍콩.베이징.도쿄=이양수.유광종.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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