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등 한인2세 보유자료 정부관심 있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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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미국의 한인2세들이 가진 자료는 가족사인 동시에 독립운동사, 동서교섭사의 중요 자료입니다. 이것을 체계적으로 수집하기 위해서는 미국 대학의 한인연구소와 한국의 국편같은 기관이 협력하고 전문연구가들의 도움을 얻어야 합니다. 몇년만에 단번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

국사편찬위원회가 주관한 국제학술회의 참석차 귀국한 안형주(安炯柱.62.미 UCLA 재미한인연구소)연구위원은 한국.미국의 연구소와 전문연구가들 간의 협력체제를 만들고 장기 수집계획을 세울 것을 제안했다.

그는 정부기관과 연구단체의 무관심 속에 귀중한 자료들이 멸실(滅失)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광복 50주년이 되는 1995년에 미주(美洲)지역 독립운동과 해방직후 중간파정당 관련 자료들을 찾아내 국내에 제공하려고 했지만 어느 기관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고 밝힌 安위원은 "만만치 않은 비용부담이 걸림돌이었다" 고 말했다. 결국 2천여점의 자료는 미 UCLA의 아시아연구센터로 넘어갔다.

개인이나 연구기관이 방대한 자료를 구입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렵다. 그는 광범위한 해외자료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민족의 정체성' 을 세우는 작업을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安위원은 지난 20년간 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지역은 안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재미 한인독립운동 관련 자료를 조사.수집하는데 열정을 바쳐왔다.

그 자신이 교민4세로 독립운동가의 후손이기도 하다. 조부(祖父) 안창호(安昌鎬)목사는 물론, 외조부 김호(金乎)선생도 이름난 미주지역 독립운동가였다.

그는 '몽양 여운형선생의 피격현장과 영결식장면' 을 담은 필름, 미주지역 한인들의 독립자금 모금 내역이 기록된 '대한인 국민회 중앙총회 의연록(義捐錄)' , '백범 김구선생의 미공개 사진' 등의 희귀자료를 찾아내 여러 차례 공개하기도 했다.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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