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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때 ‘저승사자’ 떴다, 축구대표팀 손보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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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한국 축구대표팀에 ‘저승사자’가 돌아온다.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단내 나는 체력 훈련으로 대표팀의 하드웨어를 책임졌던 레이몬드 베르하이옌(39·사진) 피지컬 트레이너다.

대한축구협회는 24일 “대표팀의 새 피지컬 트레이너로 베르하이옌과 미카엘 쿠이퍼스 등 두 명을 선임했다”며 “1월과 2월 대표팀의 전지훈련에는 두 코치가 번갈아 참여할 예정이고, 2010 남아공 월드컵은 베르하이옌 트레이너가 전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7월 브라질 출신 반데를레이가 그만둔 이후 대표팀의 피지컬 트레이너는 공석이었다. 11월 대표팀의 유럽 원정 기간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토니 스트러드웍 수석 피지컬 코치가 박지성을 돌봐 주러 합류해 잠시 대표팀을 챙겨 주기도 했다.

표정 변화 없이 냉정하게 선수들을 다그치는 모습 때문에 ‘저승사자’라는 별명이 붙은 베르하이옌 트레이너는 한국 대표팀과 세 번째 인연을 맺게 됐다.

네덜란드 출신인 그가 처음 한국팀을 맡은 건 2002년 3월 스페인 라망가 전지훈련 때.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베르하이옌의 능력을 높이 산 히딩크 감독이 선수들의 체력 향상을 위해 그를 합류시켰다. 베르하이옌의 혹독한 트레이닝으로 단련된 대표팀은 막강 체력을 자랑하며 월드컵 4강에 올랐다. 두 번째 인연은 아드보카트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로, 한국은 월드컵 원정 첫 승을 올렸다.

두 차례 월드컵에서 베르하이옌 트레이너와 함께 훈련했던 선수들은 그의 이름만 들어도 표정이 굳는다. 일명 ‘공포의 삑삑이’인 셔틀런(25m 왕복 달리기)과 경기-휴식-훈련이 반복되는 파워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소화한 뒤에는 ‘산소탱크’ 박지성마저 녹초가 되곤 했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체력 단련 프로그램은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베르하이옌 트레이너는 1월 전지훈련 때 대표팀 선수들의 체력과 컨디션을 관리한 뒤 월드컵 개막을 한 달 앞둔 5월 12일 허정무팀에 재합류할 예정이다.

쿠이퍼스 트레이너 역시 네덜란드 출신으로 네덜란드 17세 이하 대표팀과 네덜란드 명문 클럽 페예노르트 트레이너를 맡은 경력이 있다.

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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