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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생물 담은 '디지털 노아의 방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21세기판 노아의 방주인 '디지털 노아의 방주' 가 영국에서 만들어졌다.

후대를 위해 멸종 위기에 처한 지구상의 모든 동.식물들의 사진과 음향을 수집, 한 곳에 보존하는 광대한 디지털 데이터베이스 작업이 완료돼 28일부터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영국의 인디펜던트지가 29일 보도했다.

'디지털 노아의 방주' 제작을 주도한 단체는 영국의 항구도시인 브리스톨에 본부를 둔 야생동물 영화.TV 교육재단 '와일드스크린 트러스트' . 이 재단의 공동 창업자이자 저명한 야생동물 영화제작자인 크리스토퍼 파슨스가 제작을 총지휘했다.

파슨스는 BBC방송 '동물의 왕국' 시리즈의 제작자를 지냈다.

'디지털 노아의 방주' 엔 엄청나게 덩치가 큰 고래.상어에서부터 코스타리카에 서식하는 엄지손가락 크기의 황금 두꺼비 등 다양한 자료가 수집돼 있다.

인터넷 웹사이트(http://www.arkive.org.uk)를 통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 데이터베이스가 등장하기 전엔 멸종 위기에 직면한 6천여종의 동물과 3만여종의 식물에 관한 스틸 사진.필름 이미지.음향 등을 모아두는 곳이 없었다.

자료들은 전 세계의 TV방송사 자료실과 사진 보관소, 개인 소장가나 박물관 등에서 찾았다.

재단의 목표는 미생물을 제외하고 지구상의 곤충과 인간을 포함, 모든 멸종 위기에 처한 종(種)의 자료를 모은다는 것이다.

종마다 10분 길이의 동영상, 6장의 스틸 사진과 2분 길이의 음향을 확보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

나아가 멸종한 종에 대한 자료들도 수집하고 있다. 태즈메이니아 늑대 및 호랑이, 1930년대에 지구상에서 사라진 유대(有袋)육식동물, 1900년대 초기 멸종된 남아프리카산 얼룩말인 쿠아가 등의 사진도 있다.

수집된 자료들이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자료들엔 저작권 표시가 붙는다.

'디지털 노아의 방주' 에 거액의 자금을 지원한 컴퓨터 회사인 휴렛 패커드사의 한 관계자는 "저장된 자료의 규모가 10의 12승 바이트에 이르며 하나하나의 자료들 역시 보통 가정용 컴퓨터 저장소의 1백배를 넘는다" 고 말했다.

이 재단은 영국을 비롯해 나라별로 모든 야생 동.식물의 자료실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헤리티지재단에 자금 지원을 신청했으며 이 재단의 밀레니엄 센터가 브리스톨에서 개관하는 7월 20일 세계에서 가장 긴 자연사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다.

파슨스는 " '디지털 노아의 방주' 를 국제적인 오디오.비디오 도서관으로 발전시켜 후손들에게 잃어버린 가상의 자연사 박물관이 되도록 하겠다" 고 말했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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