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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타는 대우차 매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대우차 우선협상 대상자가 정해지면서 발표도 29일로 하루 앞당겨지는 등 대우차 매각이 급류를 타게 됐다.

◇ 선정 배경〓대우 구조조정협의회 관계자는 "입찰 제안서를 열어본 결과 인수가격과 조건면에서 차이가 많이 나 30일 발표키로 했던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발표를 하루 앞당기기로 했다" 고 말했다.

포드는 최고 액수를 써냈으며 기술 이전.브랜드나 고용유지 등 다른 조건에서도 월등히 앞섰다는 후문이다.

협의회측은 "포드가 실사과정에서도 가장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며 "기아차 인수 때 인수가격을 적게 제시해 현대차에 막판 뒤집기를 당한 포드로서는 대우차에 최선을 다한 것 같다" 고 말했다.

포드는 쌍용차를 포함해 대우차 인수가격으로 6조원이 넘는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인수 제안서 접수 때 데이비드 스나이더 포드 실사팀장은 "가격 등 여러 조건에서 최상을 제시했다" 고 말했다.

제너럴 모터스(GM)는 기술개발과 고용유지 등에서 다소 앞섰으나 인수가격이 크게 차이나 평가 초기단계부터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 앞으로 어떻게 되나〓포드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결정됨에 따라 대우 구조조정협의회측은 앞으로 2~3개월간 포드와 배타적인 협상을 벌이게 된다.

협의회는 예비 후보로 다임러 크라이슬러-현대차 컨소시엄을 지정했으나 이는 협상이 깨졌을 때를 대비한 카드다.

포드와 대우차는 곧 매각 협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며, 포드는 대우차에 대해 2~3개월간 다시 정밀 실사를 벌이게 된다.

이후 종합 실사 결과를 놓고 양사는 본격적인 가격 협상을 벌이게 되는데, 이때 포드가 새로 제시하는 인수 가격이 26일 제시한 가격과 격차가 많이 날 경우 협상이 깨질 수도 있다.

그러나 포드가 그동안 대우차를 인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재차 밝혀온데다 향후 자동차 최대 시장인 아시아 지역에 마땅한 생산 거점이 없다는 점에서 무리하게 가격을 낮추려다 협상을 깨는 오류는 범하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포드는 어떤 회사인가〓생산 대수 기준으로 GM에 이어 세계 2위다. 그러나 순이익은 GM보다 많아 자금력이 탄탄하다.

지난해 1천6백30억달러(약 1백87조원)의 매출에 72억달러(약 8조원)의 순익을 냈다. 전세계적으로 판매한 차량 대수는 7백22만대에 달했다. 매출은 현대차의 13배, 판매 대수는 약 6배에 달하는 규모다.

포드는 최근 영국의 재규어(1990년), 일본의 마즈다(96년), 스웨덴의 볼보(99년), 영국의 랜드로버(2000년)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세계 자동차 업계의 인수.합병(M&A)을 주도했다.

이번에 대우차 인수에 성공하면 포드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로 거듭난다.

또 향후 최대 시장인 아시아 지역에 대규모 생산 기지를 확보하게 된다.97년 기아차 인수에 뛰어들었다 실패의 쓴 잔을 마셨던 포드는 이번에 대우차만큼은 꼭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다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택.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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