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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 윤동식, 체급올려 선발전 각오 다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남자 유도 윤동식(28.마사회)은 1996년 5월 7일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의 회색빛 매트를 지금도 기억한다.

당시 윤은 애틀랜타올림픽 파견 유도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 78㎏급 결승에서 조인철(용인대)에게 판정패했다. 관중들이 석연치 않은 판정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섰지만 윤은 고개를 떨군 채 한동안 매트를 떠나지 않았다. 판정에 대한 억울함보다는 올림픽에 영원히 출전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아쉬움 때문이었다.

그러나 윤은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윤은 27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지는 시드니올림픽 국가대표선발전에 출전한다. 마지막 올림픽 도전이고 그만큼 각오는 다부지다.

윤은 95년까지 78㎏급의 세계적 강자였다. 15개 국제대회에 출전해 13차례 우승했고 국내외 주요대회 40연승의 대기록을 세웠다.

95년 윤은 훈련 도중 무릎을 다친 채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가 팔뼈에 금이 가는 큰 부상을 당했다. 이어 반대쪽 무릎인대가 끊어지고, 발목이 부러지고, 팔꿈치가 돌아가고, 허리 디스크가 생겼다. 그동안 신예 조인철은 성장했고 윤은 판정 시비 속에 올림픽 출전권을 잃었다.

윤은 잦은 부상 때문에 몇차례 은퇴 문턱까지 갔다가 90㎏으로 체급을 올려 매트로 돌아왔다. 과거같진 않지만 아직 해볼 만하다. 현 대표 유성연에게 최근 3연승을 거둬 대표 복귀가 점쳐진다.

현재 90㎏급 세계 강자 요시다(일본).호이징가(네덜란드) 등은 78㎏급 선수 출신으로 당시 윤이 확실히 제압했던 상대들이다. 윤은 최근 이란국제유도.코리아오픈.아시아선수권대회를 제패했다.

윤은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이제는 '비운' 이라는 별명을 떼고 싶다" 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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