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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환자 몰려 복도까지 장사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의료계의 집단폐업 이틀째인 21일 종합병원 응급실에는 한산했던 전날과 달리 환자들이 몰려들어 진료에 어려움을 겪었다.

서울대병원·삼성서울병원 등은 늘어난 환자를 받기 위해 응급실 복도에 간이침대를 10여개씩 마련했으나 밀려드는 환자들을 모두 소화하기에 역부족이었다.

전날 병상 점유율이 60∼70%에 머물던 서울대병원 응급실의 경우 오후들어 68개 병상이 다 찼고,응급실 문 앞에도 환자들이 줄을 이었다.

이 병원 응급실 관계자는 “어제에 비해 환자들이 많이 늘어난데다 퇴원했던 환자들까지 다시 병원을 찾는다”며 “밤이 돼 환자들이 더 몰려들면 진료에 차질을 빚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앞에는 인근 교통사고 전문병원이 미처 치료받지 못한 환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응급차를 대기시켜 놓기도 했다.

한양대병원 응급실의 경우 이날 오전에만 전문의 3명이 70여명의 환자를 진료해야 했다.정파종(鄭巴琮)응급의학과장은 “이런 상황이 3∼4일만 더 지속되면 모두 지쳐 근무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 목동병원도 교수 4명이 상주하며 응급실을 맡고 있으나 일손이 달려 애를 먹었다.이에 따라 병원측은 병세가 심하지 않은 입원환자들에게 퇴원을 종용,입원환자 수를 19일 4백4명에서 20일 3백54명으로 줄였다.

이날 오전 열이 38.4도까지 오른 7개월된 아들을 데리고 방지거병원을 찾은 주부 장성미(31)씨는 “동네 병원 5곳을 헤맸다”며 “애들 키우기 불안해서 살겠냐”고 말했다.

또 어지럼증으로 세브란스병원 응급실을 찾은 홍모(58·여)씨는 응급환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진료를 거부당했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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