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공영 다민영 미디어렙, 방송 공익성 훼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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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국신문협회는 2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고흥길 위원장과 나경원(한나라당)·전병헌(민주당) 간사와 간담회를 열고 민영 미디어렙에 관한 협회의 의견이 담긴 서한을 제출했다. 협회는 “1공영 다민영제를 도입할 경우 1년차 28.1%, 2년차 60.1%의 신문 광고 감소가 예측된다”며 “이럴 경우 신문의 존립 자체가 불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이어 “1공영 1민영이냐, 1공영 다민영이냐를 택할 때는 (경쟁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합헌성의 문제보다 합리성의 문제를 따져야 한다”며 “1공영 다민영의 완전 경쟁체제가 도입되면 방송의 공익성과 공공성이 훼손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렙의 방송사 소유 지분과 관련해 협회는 “미디어렙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지상파방송사의 소유 지분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며 “방송사가 경영 지배권을 가지면 미디어렙의 정당성을 인정한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와도 어긋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정 기간 지상파의 지분 소유를 금지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렙의 업무 영역에 대해서는 “지상파로 한정하지 않으면 광고 매출을 늘리기 위해 지상파 계열의 케이블TV 등과 연계한 끼워팔기가 성행해 시장을 교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 위원장은 “광고 시장의 파이가 일정한 상태에서 경쟁체제로 갈 때의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며 “충분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데는 문방위원들도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회 측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겠지만, 인쇄매체들의 자구적인 노력도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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