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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일기] 부산대 앞 의류점 경영 김영수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자기가 잘 아는 분야에서 창업하라' .

모교인 부산대 앞에서 의류 할인매장을 운영하는 김영수(39)씨는 이런 평범한 '창업 수칙' 을 지켜 성공한 케이스다.

1986년 대학(무역학과)졸업 후 13년간 한일합섬과 중소 무역업체에서 국내외 의류 영업 현장을 누빈 경험을 살린 것이다.

金씨는 외환위기 이듬해인 98년 젊음을 바쳤던 한일합섬이 위기를 맞으며 졸지에 일자리를 잃었다.

부모까지 모시는 장남 가장으로 서울 월계동 25평형 아파트가 재산의 전부였던 그는 우선 살길을 찾으러 지인이 많은 고향 부산으로 이사했다.

한일합섬 때의 인연으로 중소 의류업체 일을 1년여 간 도우면서 '구멍가게라도 내 일을 해야겠다' 는 목표를 세우게 됐다.

집 판돈 1억원에다 친인척 도움.은행 빚을 더한 2억여원으로 지난해 10월 부산시 장전동 부산대 입구 번화가에 20평 규모의 여성의류 할인매장 체인점 '온&온' 을 차렸다.

그로서는 큰 모험이었다. 신용보증기금의 생계형 창업 특별보증제도가 은행돈 3천5백만원을 꾸는데 큰 도움이 됐다.

우선 주고객이 대학생들이어서 염가 전략을 폈다. 정가의 절반 값에 물건을 내놓을 수 있게 품목을 신상품보다 이월상품 위주로 했다.

창업 시점을 의류 성수기인 겨울 직전으로 한 것도 기반을 닦는데 유리했다.

소형 점포로선 드물게 매장 종업원 인센티브제(많이 파는 직원에게 판매 실적에 비례해 수당을 주는 제도)를 도입한 것도 판촉에 도움이 됐다.

하지만 인근에 즐 비한 기존 의류점들 틈바구니에서 반년만에 월 평균 7백만원을 남기는 성공을 거둔 데는 무엇보다 그의 현장 경험이 큰 몫을 했다.

金사장은 "오랜 기간 터득한 의류 디자인 감각을 살려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제품을 체인 본사에서 그냥 받는게 아니라 적극 주문하는 식으로 품목을 개발해 나간 게 주효한 것 같다" 고 설명했다.

신용보증기금 부산 동래지점의 강경택 대리는 "金사장의 경험과 안목.영업 비전 등을 듣고 창업보증을 결심하게 됐다 "면서 "자신이 잘 아는 분야의 준비된 창업이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 라고 말했다. 문의는 051-583-7200.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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