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상임이사국 진출해야" 목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 21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59차 유엔 총회에 참석한 세계 지도자들의 오찬에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右)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左)과 건배하고 있다. [뉴욕 AP=연합]

올 유엔총회의 최대 이슈는 안전보장이사회 확대개편 문제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되겠다며 일본.독일.브라질.인도 등이 목청을 높이는 까닭이다. 이런 가운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1일 총회 연설에서 이라크전의 정당성을 또다시 강조, 논란을 불렀다.

◆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총력전=특히 일본이 적극적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이날 총회 연설에서 "일본의 그간 역할로 미뤄볼 때 상임이사국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엔헌장의 적국(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국의 적국) 조항이 삭제돼야 한다"고도 했다. 독일도 요슈카 피셔 외무장관이 일본 등과의 공조에 적극 나서는 등 이사국 진출의 꿈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미국은 일본을 반기는 기색이 역력하다. 세계 전략상 필요한 곳에 일본 자위대를 손쉽게 동원하려면 일본의 이사국 진출이 요긴한 까닭이다.

영국은 인도의 이사국 진출을 지지하고 있다. 실제로 토니 블레어 총리는 지난 20일 영국을 방문한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의 회담에서 "12억 인구의 인도는 안보리에서 대국에 걸맞은 지위와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은 일본의 진출을 극력 반대하고 있다.

독일의 이사국 진출은 일본이 안 되면 어려운데 이탈리아.스페인 등이 사실상 반대, 쉽지 않은 형편이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여서 브라질엔 아르헨티나.멕시코가, 인도는 파키스탄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 이라크전 정당성 논란=부시 대통령은 21일 총회 연설에서 이라크전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한편 '테러와의 전쟁'을 도와달라고 전세계에 호소했다. 그의 연설이 끝나자마자 많은 국가 대표가 자리를 떠 총회장엔 썰렁한 광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라크 침공에 대해선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비난을 계속했다. 지난주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불법으로 규정했던 그는 이날 "국내에서 법치를 강조하는 국가는 외국에서도 같은 원칙을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미군이 이라크 수감자들을 학대한 사건을 거론, 부시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