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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보다 자살로 더 많이 죽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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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이 크게 늘면서 교통사고 사망자를 훨씬 능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통계청이 펴낸 '2003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루 평균 30명이 자살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1983년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또 10만명당 24명이 스스로 세상을 등져 자살률이 10년 전의 2.3배에 달했다.

자살의 어두운 그림자는 전 연령대에 걸쳐 드리워져 있다. 20대와 30대에서는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었다. 자살한 사람의 숫자는 40대(21%)가 가장 많았다. 특히 경제적 부담이 큰 40대 남성의 자살이 두드러졌다.

인구 대비 자살률은 70세 이상이 높았다. 10만명당 8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래 살긴 하는데 건강이 나쁘거나 경제적으로 대비가 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성보다는 남성의 자살률이 높았다.

이훈구 연세대 교수(심리학)는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자살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장 많은 목숨을 앗아간 것은 역시 암이었다. 지난해 숨진 4명 중 1명은 암으로 목숨을 잃었다. 폐암.위암.간암 순으로 사망자가 많았으며, 식생활이 바뀌면서 10년 전에 비해 대장암과 당뇨병으로 숨지는 사람이 크게 늘어났다.

남성은 간 질환으로 숨지는 경우가 여성보다 많았고, 여성은 고혈압 관련 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남성보다 많았다. 특히 40대 남성의 경우 간 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같은 연령대 여자의 9.4배 수준이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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