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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남북시대]"큰일 하셨습니다" 환영물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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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분단 55년 만의 첫 남북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15일 귀환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등 방북단 일행에게 시민들은 한결같이 큰 박수를 보냈다.

시민들은 두툼한 선물 보따리 '남북공동선언' 을 안고 온 방북단의 노고를 축하하면서 남북이 합의한 내용들이 제대로 지켜지기를 기원했다.

이날 오후 서울공항에 무사히 안착한 방북단 일행이 차량을 타고 서울 강남 등을 통해 도심으로 향하는 동안 길거리에 나와 있던 시민들은 "와" 하는 함성과 함께 손을 흔들며 열렬히 환영했다.

방북단 일행이 지나는 강남구.서초구 일대 대로변에는 주민들과 관공서에서 환영 현수막 수십개를 내걸어 축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현수막에는 '분단을 뛰어넘어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대단히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등의 환영 인사와 함께 남북간 평화와 협력을 진정으로 기원하는 뜨거운 마음들이 담겨 있었다.

방북단 일행을 보기 위해 길거리에 나와 있던 송재출(53)씨는 "한번 회담을 통해 민족의 모든 갈증이 한꺼번에 풀어질 순 없을 것" 이라며 "앞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쪽에 직접 와서 우리의 실정을 보면 개방과 협력이 더 빨리 이뤄질 수 있을 것 같다" 고 기대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金대통령의 성공적인 방북과 귀국을 축하하면서도 한편으로 지나친 기대감이나 섣부른 환상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을 잊지 않았다.

김병언(49)씨는 "남북간 군사대치의 긴장완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 라며 "아직 아무런 가시적인 것이 없기 때문에 너무 과장하거나 흥분하지 말고 차분히 지켜봐야 한다" 고 말했다.

대구시 중구 시민회관 3층에 자리한 이북5도민위원회 대구사무소 사무실에는 실향민 20여명이 모여 대통령의 귀국을 지켜봤다.

고향이 평양 순안공항 자리라는 한응수(韓應洙.73)씨는 "옛 모습을 찾아보기 위해 TV를 뚫어져라 보았는데 자취를 찾지 못했다" 며 "오히려 너무 쉽게 정상회담이 진행된 게 걱정될 정도로 성공적이어서 만족한다" 고 말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직원 1백20여명은 남북 단일팀 구성과 백두산에서의 성화 채화 등이 성사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박세호(朴世鎬)조직위 홍보방송본부장은 "현재 남북 단일팀 참가와 백두산 및 금강산에서의 성화 채화를 계획하고 있는데 이번 회담을 계기로 이것이 성사되기를 바란다" 고 말했다.

이북도민 강원도연합회는 이날 모임을 갖고 성공적으로 회담을 마치고 귀한하는 대통령을 환영하는 광고를 언론사에 내기로 했다.

강원도연합회는 "남북 공동선언 합의에 따라 고향 가는 길이 가까워졌다" 며 크게 반기면서도 실무협상 지연 등으로 이같은 기대가 무산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사회부·전국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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