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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 해외 언론 반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손을 맞잡은 13일, 세계 각국의 주요 언론들은 남북 정상회담 소식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특히 金위원장이 예상을 깨고 공항까지 직접 영접나온 사실에 주목했다.

◇ 미국〓CNN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기를 꺼리는 金위원장이 공항 환영식장에 나타난 것 자체가 전혀 예기치 못한 사건이었다고 평가했다.

CNN은 또 인터넷 홈페이지에 새로이 관심을 끄는 과도한 통일비용 문제를 점검하고 아직도 전쟁상태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한반도의 상황을 심층 보도하는 특집기사를 실었다.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도 金위원장의 서울 답방으로 상징되는 정기적 교류가 이번 평양방문의 주요 목적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일제 강점에서 남북 분단, 김정일의 권력 승계 및 최근 고위 당국자간 비밀접촉을 통한 정상회담 성사까지의 과정을 소개하면서 남한은 안보적 필요, 북한은 경제적 필요에서 정상회담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 일본〓공영방송인 NHK는 金대통령의 평양도착 환영 행사를 생중계했으며, 매시간 속보를 내보냈다.

이 방송은 "金위원장이 金대통령을 직접 영접한 것은 남북 신뢰구축의 제 1보" 라고 전했다.

신문들은 이날짜 석간에서 두 정상의 만남과 회담을 사진과 함께 모두 1면 머리기사로 올렸다.

아사히(朝日)신문은 '남북 정상이 악수' 라는 제목의 1면 통단 제목 아래 두 정상의 만남을 전하고 2면과 18면에 관련 기사를 실었다.

신문은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이뤄진 남북 정상회담은 향후 동북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극히 주목된다" 고 분석하고 "金위원장의 예상을 넘는 연출이 눈에 띄어 金대통령의 체류 일정이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고 전했다.

요미우리 (讀賣)신문은 모두 4개면에 걸쳐 관련 소식을 다뤘으며 3면은 관련 사진으로 채웠다.

신문은 북한의 "예상을 넘는 환영 분위기는 화해와 협력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예감을 들게 했다" 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2개면에 걸쳐 관련 뉴스를 다루고, 남북 정상이 한대의 리무진에 동승한 것은 외교 의례상 극히 이례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 중국〓평양에 특파원이 상주하는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이날 오전 9시31분 평양발 긴급뉴스로 金위원장이 평양 순안공항에서 金대통령을 직접 영접할 것이란 사실을 처음으로 세계에 타전했다.

신화사는 또 이날짜 한국 중앙일보의 사설을 인용, '한국 시민들이 이번 남북한 정상회담에서 좋은 결실을 거두기를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 며 한국 언론들의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바람들을 전하기도 했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낮 12시 중요 뉴스로 金대통령과 金위원장이 순안공항에서 악수하는 장면을 내보내며 큰 관심을 표명했다.

◇ 러시아〓이타르-타스 통신이 평양발로 金대통령의 평양 도착 사실을 전송한 이후 NTV 등 주요 방송들이 전송화면과 함께 보도했다.

옛 소련 국가를 포함, 전 러시아연방에 송출되는 국영 ORT-TV가 오전 9시 뉴스시간에 "金위원장이 예상과 달리 의전상의 사전 합의를 깨고 평양 순안공항에 직접 출영해 金대통령을 영접했다" 고 전했다.

또 보도 마지막엔 다음달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기도 했다.

RTR-TV는 조금 늦은 9시13분부터 태평양지국 발레리 비노그라도프 기자의 해설과 함께 회담 사실을 전하고 과거 회담이 합의됐다가 김일성(金日成)주석의 사망으로 취소된 사례와 북한 핵을 둘러싼 한반도 긴장고조, 카터와 김일성의 회담장면, 남북 이산가족들의 애환 등을 상세히 보도했다.

◇ 유럽〓영국 BBC방송은 이번 정상회담이 1972년 닉슨 미 대통령이 마오쩌둥(毛澤東)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것에 비견할 만한 역사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金대통령이 서해교전 같은 도전에도 불구하고 97년 취임 이후 굳건하게 추진해 온 과감한 햇볕정책의 승리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모스크바.워싱턴.베이징.도쿄〓김석환.김진.유상철.오영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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