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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다하르의 야수’ 한국에 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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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군 소식통은 “주한 미 공군이 최근 몇 달 동안 RQ-170 센티널을 한국 내 공군기지에서 시험 운영해 왔다”며 “내년께 주한미군에 배치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 기종이 한국에 본격적으로 배치되면 그동안 북한의 군사 정보를 수집해온 미 오산 공군기지의 U-2기를 대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센티널은 2007년 말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 국제공항에서 그 모습이 포착돼 ‘칸다하르의 야수(Beast of Kandahar)’로 불렸으며 꼬리 날개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1명의 조종사가 타는 고고도 유인 정찰기인 U-2기는 노후화한 데다 한 번의 정찰 임무에 100만 달러(약 12억원)가 들어 적잖은 부담이 돼 왔다. U-2기는 휴전선 남쪽을 따라 20㎞ 이상의 고도를 비행하면서 평양 시내까지 촬영하며, 30㎝ 크기의 물체를 구분해 낸다. 당초 한국에 배치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돼온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는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운영된다.

센티널이 주한 미 공군에 배치되면 북한에 대한 정찰 및 감시 능력이 훨씬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체가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재료로 돼 있어 북한이 파악하기 어려울 것으로 군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무인정찰기는 야간은 물론 구름이 낀 상태에서도 지상을 관찰할 수 있는 특수 카메라를 장착했다. 신호 정보도 포착할 수 있으며, 15㎞ 이상의 중고도를 비행한다.

미 국방부는 2001년 미 해군 정찰기 EP-3가 남중국해에서 중국 전투기와 충돌한 뒤 하이난섬에 불시착하자 스텔스 무인정찰기 개발에 착수했다. 미국 록히드 마틴이 개발한 센티널은 2007년 말 아프가니스탄에 처음 실전 배치됐다. 센티널은 가오리처럼 생긴 미 공군 스텔스 폭격기 B-2와 모양이 비슷하다. 날개 폭은 19.8m 로 F-15 전투기(날개 폭 13m)보다 크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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