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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주한미군 1만2500명 감축 일정 변경 통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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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국이 내년 말까지 주한미군 3만7500명 가운데 1만2500명을 감축하겠다던 당초 방침을 바꿔 일부 전력의 감축시기를 미루겠다는 입장을 우리 정부에 전달해온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미국이 감축병력 1만2500명 중 1만명은 2005년까지 단계적으로 철수하되, 나머지 2500명은 2006년 이후부터 감축한다는 양보안을 최근 우리 측에 통보해왔다"고 말했다.

특히 주한미군 내 다연장포(MLRS) 2개 대대 중 1개 대대를 철수하려던 당초 계획도 향후 상황에 따라 취소할 수 있다는 입장도 알려왔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미군 다연장포 대대는 북한의 장사정포 공격에 대응하는 수도권 방어전력의 핵심 부대로 우리 측은 철수 계획의 변경을 강력히 요구해왔다. 미국은 이 같은 우리 측의 요구에 잔류하는 다연장포의 사정거리를 늘리는 등 성능을 개량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국방부는 미국이 제시한 일부 병력의 철수 연기와 관련, 주한미군 감축은 한국군 전력증강 계획과 연계해 추진돼야 하는 만큼 만족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우리 측은 21일부터 이틀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12차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FOTA) 겸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 사전회의에서 추가적인 철수계획의 연기를 요구할 방침이다.

한.미 양국은 이번 회의의 협상결과를 바탕으로 다음달 22일 워싱턴에서 열릴 SCM에서 주한미군 감축을 최종 합의할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감축되는 미 2사단 및 8군 병력에는 주한미군에서 한국군으로 전환될 대북 억지 10대 임무와 관련된 부대도 있다"며 "안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한미군 부대의 감축시기를 10대 임무 전환시기인 2006년으로 늦추는 방안을 미국 측에 계속 요구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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