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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워드자격 합격증 교부 융통성 없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광주에 사는 주부다. 아들이 워드프로세서 1급 실기 시험에 응시한 후 곧바로 군에 입대했다. 그 이후 합격한 사실을 알고 아들 대신 내가 직접 합격증을 받으러 가기로 했다.

아들의 수험표와 함께 대리인 자격을 나타낼 수 있는 주민등록등본을 준비해 상공회의소에 갔다.

그런데 직원은 "수험자 사진이 붙어 있는 신분증이 없으면 절대 합격증을 교부해줄 수 없다" 고 딱 잘라 말했다.

등본을 제시하며 "아들이 군에 입대해 어머니인 내가 대신 왔다" 고 통사정을 해도 막무가내였다.

합격증을 찾을 수 있는 기간은 발표후 60일이라고 한다. 아들은 신병훈련을 마친 뒤 자대배치를 받았지만 아직 1백일이 지나지 않아 휴가도 나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어쩔 수 없이 군대에 있는 아들에게 주민등록증을 보내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그러나 주민등록증이 언제 집에 도착할지 걱정부터 앞선다.

워드프로세서 자격증으로 사기를 칠 것도 아닌데 합격증 교부에 이렇게 까다로워서야 되겠는가. 더구나 신분이 확실한 가족의 경우 합격증을 교부해도 아무 문제가 없을텐데 말이다.

담당자나 기관은 업무를 행할 때 이렇듯 원칙만 앞세울 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태도를 보였으면 한다.

정덕재 <광주시 북구 중흥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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