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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덥지 않은 한은 통계…현실-지표 따로 논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자금시장의 불안이 확산되고 있는 데도 시장동향을 나타내는 지표들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은행은 8일 발표한 '5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 에서 경기상승세 지속과 은행대출의 견조한 증가 등으로 대다수 중소기업을 비롯한 전반적인 기업 자금 사정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또 기업의 긴급 자금 수요를 나타내는 당좌대출 한도 소진율의 경우 현대그룹 계열사의 당좌대출 증가로 5월 들어 소폭 상승했으나 전체 소진율은 21.9%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은 이어 월말을 앞두고 시장 불안 심리가 다소 진정되고 일부 기관의 채권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금리가 큰 폭 하락세로 반전됐고 CP는 은행신탁 및 투신사의 수신감소로 4월말 7.51%에서 6월 7일 7.60%로 소폭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이같은 한은 발표에 대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며 한은의 발표 지표에 대해 의구심을 표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시되는 금리는 국고채나 초우량 기업들에 대한 것으로 실제 시장에서는 일부 기업의 조달금리가 15%에 달하는 등 불안감이 심화하고 있다" 면서 "자금 양극화 현상을 나타낼 만한 현실적인 지표를 마련해야 한다" 고 지적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도 "요즘 중견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어려운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이라면서 "전반적으로 기업 자금 사정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고 밝혔다.

임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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