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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사흘새 1조 순매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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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9면

'외국인.개인투자자의 연합군 대 기관투자가의 공방'

지난 5일 이후 기관과 외국인.개인 사이의 치열한 매매공방에서 이틀 연속 판정승했던 외국인.개인 연합세력이 8일에는 기관의 집중 매도공세에 밀려 패했다. 이 때문에 오전 한 때 842까지 오르던 종합주가지수가 22포인트나 떨어진 채 장을 마쳤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에선 외국인과 개인이 합세, 기관의 매물을 받아내 한때 마이너스로 밀렸던 지수가 3포인트 오른 것으로 마감됐다.

◇ 외국인 매수세 이어질까〓기관의 매도공세와 대조적으로 외국인은 지난달 말 이후 매수규모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5월 31일 이후 외국인 순매수 규모만 1조7천여원에 달한다.

외국인들이 이처럼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은 현대사태가 한 고비를 넘긴 데다 남북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한국의 대외신인도가 높아질 것이란 기대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다 환율도 안정세로 돌아섰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한국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낙관적인 전망을 반영하는 것" 이라며 "특히 7일의 경우 미국 시장이 약세였음에도 불구하고 순매수 기조를 유지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 외국인 매수패턴에 유의해야〓외국인의 매수대상이 정보통신주와 반도체 관련주.우량 금융주 등 기관이 계속 쏟아낼 수밖에 없는 종목으로 좁혀져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관의 매도공세가 한국경제나 증시에 대한 비관적 전망 때문이 아니라 환매가 한꺼번에 몰린데 따른 일시적 수급 불균형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기관이 아껴두고 있던 우량주를 싼 값에 사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이용하고 있다는 풀이다.

대우증권 김진태 대리는 "7월 이후 투신 비과세 상품으로 돈이 몰릴 경우 투신은 다시 업종 대표주들을 매집할 수밖에 없다" 며 "따라서 외국인 매매패턴을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 고 지적했다.

◇ 기관 왜 파나〓지난 2일 9백여억원 순매도를 기록한 기관은 5일 2천2백여억원, 7일 3천8백여억원에 이어 8일에는 3천3백억원에 가까운 순매도를 기록했다.

특히 8일에는 닥치는 대로 팔자에 나서 삼성전자.포항제철.한국전력.SK텔레콤 등 블루칩들의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기관이 이처럼 투매에 가까운 팔자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고객들의 환매가 집중적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

한국투신 김성대 주식운용팀장은 "그동안 주가가 워낙 많이 떨어져 환매를 미루고 있던 고객들이 최근 주가가 올라 손실폭이 좁혀지자 앞다퉈 환매에 나서고 있다" 며 "환매자금 마련을 위해선 보유주식을 팔 수밖에 없다" 고 설명했다.

환매는 늘고 있지만 7월초께 비과세 수익증권이 새로 나오기 때문에 신규 가입은 미루다보니 투신 수탁고가 계속 줄고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투신에 허용한 비과세 상품과 준개방형 뮤추얼펀드 등이 본격 판매되는 7월 초까지 투신의 매도공세는 이어질 공산이 크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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