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IT] 닷컴 조급증 벗어나야 길 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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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국내 인터넷 이용자 수가 지난 4월말 1천4백50만명을 돌파했다. 도메인 등록건수도 40만개를 넘었다. 국내 7개 PC통신의 가입자수는 1천3백60여만명으로 집계됐다. 모두 전달보다 4.5~12.6% 늘어난 수치다.

이러한 외형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최근 닷컴 기업들의 생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오는 10월이면 닷컴 기업들이 도산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도 있고, 각계 각층에서 인터넷 거품론에 대해 얘기한다.

일부 창투사는 이미 닷컴 기업에 대한 투자를 보류키로 결정했다고 한다. 에인절들도 인터넷 기업에 대한 참여를 꺼린다. 인터넷 기업들은 자금확보를 위해 걱정하지만, 뚜렷한 대안이 없어 고민만 늘어간다고 토로한다.

이런 현상들은 '인터넷 조급증' 때문에 일어나는 것 같다.

인터넷 비즈니스는 3단계 진화를 거친다. 커뮤니티 확보에 주력하는 진입단계로부터 고객지향적인 인터넷 비즈니스를 통해 수익창출에 주력하는 성장단계, 그리고 타인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종합적 시너지를 창출하는 성숙단계가 그것이다.

인터넷 조급증은 진입단계에 있는 기업이 단번에 성숙단계로 진입하려 시도할 때 나타난다.

어느 벤처기업 경영자는 "창의적인 새로운 아이디어를 갖고 장기간 인터넷 비즈니스를 준비했는데, 어느날 다른 사람이 같은 아이템을 언론에 발표한 것을 볼 때 충격을 받는다" 고 고백한다.

그러면 심리적으로 초조해지고 불안해져 아직 완전히 준비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대외적으로 사업을 발표하게 되고, 이에 따라 품질수준이 떨어져 고객의 이탈을 초래하는 빈곤의 악순환이 계속된다.

현재 국내 인터넷 기업은 커뮤니티 회원 확보에 주력하던 진입단계를 지나 매출과 수익이 중시되는 성장단계에 접어들었다.

이 때에는 다수의 커뮤니티 확보를 통한 기회선점보다 커뮤니티 회원들이 이탈하지 않고 충성도를 유지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확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때문에 인터넷 조급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온라인(On-Line)과 오프라인(Off-Line), 그리고 제휴라인(Alliance-Line)이 효율적으로 접목되는 3차원적이며 입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정립이 필요하다.

온라인에서는 주로 타깃 커뮤니티를 명확히 하고, 오프라인에서는 가장 확실한 수익원천(Profit Source)을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제휴라인에서는 공동마케팅 채널을 확보, 시대의 급격한 변화와 기업 경영환경의 유동성에 적절히 대응하게 해야 한다.

지금은 실력을 갖춘 자만이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초(超)경쟁 하에서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다.

강세호 유니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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