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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존 버크 질레트 한국지사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하찮게 보이는 생활용품 하나라도 업계를 주도할 기술을 갖추지 않으면 국제 시장에서 생존하기 힘듭니다. "

세계적 생활용품 회사인 질레트의 존 버크 한국 지사장은 "기업은 제품의 품질로 승부해야 한다" 며 이같이 말했다.

질레트는 오랄B.듀라셀.선파워.워터맨.파커 등 세계적인 브랜드와 전세계 20개국에 51개 공장을 갖고 있으며 지난해 98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 최근 개발한 오랄B의 크로스 액션 칫솔에 무려 7천만 달러를 투입했다고 들었다. 과잉투자가 아닌가.

"절대 그렇지 않다. 우리 회사는 신제품을 개발할 때 기존 모델을 개량하는 방식보다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내놓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말한 대로 크로스 액션 개발에 약 3년간 7천만 달러를 투입했다. "

- 한국의 경쟁사들을 평가한다면.

"한국 기업은 색상이나 크기.모양 등에서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는 데에는 상당히 앞서 있다. 그러나 제품의 기술적 부분에는 그다지 큰 신경을 쓰는 것 같지 않다. 국내 뿐 아니라 국제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품질과 기술을 높이는데 더 많은 관심을 둬야 한다. "

- 앞으로 국내에서 다른 브랜드의 인수나 생산 설비를 갖출 계획은 있나.

"가까운 시일 내에 국내 생산 설비를 갖출 계획은 없다. 다만 남북 정상 회담을 계기로 대북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

- 생활용품 업계의 세계적인 동향에 대해 말해 달라.

"인터넷의 등장이 큰 변수다. 메이커 입장에선 이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산업과 달리 소비재 시장은 배달 비용 문제 등으로 인해 온라인 판매가 오프라인 판매를 완전히 잠식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

- 한국 기업과 외국 기업간의 차이가 있다고 보는가.

"그렇다. 외국기업의 경우 의사결정이 빠르며 새로운 개념을 받아 들이는데 적극적이다. 한국 기업은 보다 현실적이고 자존심 같은 개인적인 요소가 업무에 많이 작용하는 느낌이다. "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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