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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민대상 장학금 유력층서 나눠먹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전남 곡성군이 가정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면서 관변단체 임원 및 부유층의 자녀에게도 준 것으로 드러나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곡성군은 1994년부터 인재 육성을 위해 10년동안 장학기금 50억원을 조성키로 하고 군민과 출향 인사를 대상으로 모금운동을 펼쳐 현재 29억여원을 모았다.

군은 이 기금으로 올해 처음으로 장학사업을 시작, 지난 3월 11개 읍.면에서 읍.면당 2~3명씩 24명의 대학생을 선발, 1학기분 장학금으로 1백만원씩을 지급했다.

그러나 장학금을 받은 대학생 가운데 일부는 부유층과 관변단체 임원의 자녀이거나 공직자의 친척인 것으로 밝혀졌다.

군내에서 상당한 재력가로 알려진 전 군의원과 의용소방대장, 전 국회의원 입후보자의 자녀와 면장의 친척 등이 끼여 있는 것이다.

곡성군이 '2000년 영세민 대학생 지원대상자' 를 선정하기 위해 읍.면에 보낸 공문에는 선발 기준이 품행이 단정하고 생계가 곤란하며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이었다.

곡성군지기단은 지난달 30일 "장학금 지급이 인재양성이라는 본래 목적을 벗어나 불공정하게 이뤄졌다" 며 고현석(高玄錫)군수를 경찰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곡성군 관계자는 "성적 우수자와 영세민 자녀 모두를 대상으로 한 장학생 선발임에도 사업 명칭 때문에 오해를 빚은 것 같다" 고 해명했다.

곡성〓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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