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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프로야구 외인 조기퇴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31일은 사실상 프로야구 외국인선수 대체 마감일이다. 6월 이후 외국인선수를 퇴출시키면 1년치 연봉을 모두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유난히 외국인선수 물갈이 바람이 거세다.

해태는 두 선수를 모두 바꾸고도 모자라 다시 한명을 대체하려는 움직임이고 SK 역시 쌍방울이 지명했던 두명을 모두 갈아치워 세명의 새 얼굴이 그라운드를 누빈다.

롯데.현대.LG도 각각 1명씩을 바꿨다. 외국인선수를 바꾸지 않은 팀은 지난해 우승팀 한화(데이비스.로마이어)와 두산(우즈.파머).삼성(프랑코.스미스) 등 세팀뿐이다.

외국인선수를 바꾸는 것은 이들이 한 몫을 해내지 못한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 부상과 국내적응 실패 등도 다른 외국인선수를 물색하는 이유다.

그러나 정규시즌은 6개월 넘게 치러지는데 2개월 정도 지켜보고 선수를 퇴출시키는 것은 너무 조급하다는 느낌이다.

지난해 스미스(삼성)가 4월 한달동안 0.179의 타율에 홈런은 고작 한개를 때렸을 때 모두가 "저런 선수를 왜 데려왔느냐" 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나 스미스는 올시즌 현재 홈런 1위다.

외국인선수가 처음 국내야구에 모습을 보인 1998년에도 마찬가지였다.

우즈(두산)가 시즌초반 바깥쪽 변화구에 약점을 드러내며 헛방망이질을 계속할 때 모두가 "절름발이 타자" 라며 비난했지만 우즈는 그해 시즌 최다홈런(42개)을 때려내며 시즌 MVP를 차지했다.

올해 6월 이후에 등장하는 외국인선수들이 어떤 성적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올해 국내 프로야구에 모습을 보였던 외국인선수들이 과연 자신의 기량을 1백% 보여주고 퇴출당했는지는 의문이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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