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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재벌 머독 차남 스타TV 회장 맡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6면

세계적 미디어 그룹인 뉴스코프의 루퍼트 머독(69)회장의 후계자 자리를 둘러싼 자녀들간의 경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30일 "머독 회장이 뉴스코프의 지주회사격인 스타TV의 최고경영자(CEO)에 둘째 아들인 제임스(27)를 임명하기로 결정했다" 고 보도했다.

뉴스코프 주변에서는 제임스가 스타TV를 접수함으로써 후계자 자리에 바짝 다가섰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초까지만 해도 뉴스코프의 후계자는 장남인 라클란(28)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머독 회장도 자신을 측근에서 보좌하는 장남을 공공연히 후계자로 지목했다.

그러나 지난해 중반부터 "아직 후계자를 정하지 못했다" , "후계자로는 전문 경영인이 더 나을 것 같다" 는 발언이 나오면서 피터 체르닌(48)현 뉴스코프 사장과 뉴스코프의 위성TV방송인 BskyB의 총지배인이자 맏딸인 엘리자베스(31)의 이름이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올초 엘리자베스가 부친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하고, 머독 회장이 자신의 집무실 바로 옆에 라클란의 사무실을 마련해주자 무게 중심은 다시 라클란에게 쏠리는 듯 했다.

머독 회장이 이번에 제임스에게 스타TV를 맡기는 것은 그의 인터넷 경영 능력 때문이다.

머독 회장은 공사석에서 "인터넷에 대해 모르는 게 있으면 제임스에게 물어본다" 며 절대적인 신임을 보여 왔다.

1993년 8억5천만달러를 들여 스타TV를 인수한 이후 아시아 위성방송계에서 선두를 다져온 머독 회장으로서는 중국내 인터넷사업 등을 앞두고 새 바람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버드대를 중퇴한 뒤 음반관련 사업을 벌이다 아버지를 설득해 인터넷 사업에 거액을 투자하게 만든 그는 97년부터 뉴스코프의 미국내 인터넷사업 총괄회사인 '아메리카 디지털 퍼블리싱' 의 사장을 맡아 경영수업을 해왔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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