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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정동 야산에 "금괴있다" 소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서울 양천구 신정동 산 150의1 야산에서 일제가 매장했다고 추정되는 금괴 등 보물을 찾는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경주 鄭씨 양경공파 종약원(宗約院.종친회)이 소유하고 있는 이 야산에서 '보물찾기' 가 시작된 것은 金성득(66.인천시 부평구 산곡동)씨가 광복군의 통감부 담당 정보책임자였던 朴모(1990년대 사망)씨로부터 보물이 묻혀있다는 증언을 들은 82년부터.

朴씨는 "일본 관동군 장교 출신 이봉춘(63년 사망)씨가 53년 '종전 직전 일본군 남방사령관 야마시타 도모유키 육군대장이 중국에서 약탈한 금궤 1천여상자를 일본으로 운반하다 한국에 매장했다' 고 말하며 보여준 지적도가 광복군 정보처에서 수집한 정보와 일치해 추적하다 李씨의 사망으로 중단했다" 고 金씨에게 전했다고 한다.

관동군은 전쟁 말기에 인공동굴을 만들어 중국에서 실어온 금괴 5백t과 은 6천t(시가 5조~6조원)을 매장했다는 것이다.

金씨는 또 신정동 야산 인근 일본인 제련소에서 노무담당으로 일했던 朴모(86)씨로부터 "삼엄한 경비하에 일본군과 비밀작업을 했었고 43년부터 1년6개월 동안 밤마다 포장을 씌운 군용마차로 짐을 옮겼다" 는 목격담도 들었다.

동업자 8명을 모은 金씨는 85년 양경공파 종약원 이사장으로부터 임야 사용승낙을 받아 발굴을 시작했다.

1억원을 들여 무작정 땅을 파들어가다 실패한 그는 과학적인 증거를 얻기 위해 94년 대한광업진흥공사에, 95년 한성광업기술조사소에 각각 의뢰해 '지하 인공동굴이 있다' '금맥 징후가 있다' 는 탐사결과를 받았다.

金씨는 자금문제로 95년 발굴을 중단했다가 지난 4월초 한국자원연구소와 7천만원에 탐사계약을 체결하고 다시 발굴을 시작, 현재 2차 물리탐사를 진행중이다.

그러던 중 종약원 일부 이사들이 "종약원 재산을 제3자가 손대지 말라. 우리가 직접 하겠다" 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金씨는 이들을 상대로 지난 15일 서울지부 남부지원에 '매장물 탐사방해금지 가처분신청' 을 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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