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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바다목장시대] 上. 한계에 이른 수산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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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새 천년 인류가 해결해야 할 난제 중 하나가 식량문제. 앞으로 닥칠지 모를 식량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의 하나로 수산식량 증산이 꼽히고 있다. 그러나 바다는 오염과 마구잡이 조업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게다가 한일.한중 어업협정으로 우리 어업은 위축되고 있다. 바다의 날(31일)을 맞아 어업 현주소와 미래를 2회에 걸쳐 진단한다.

국토면적의 3.5배인 연근해와 5대양에서 우리 나라가 잡거나 기르는 수산물은 지난해(추정치)2백89만2천6백t. 세계 11위이며 특히 양식업은 세계 4위이다.

이렇게 잡고 기른 수산물을 우리 국민 한 명당 연간 47.7㎏을 소비하고 있다. 그러나 잡는 어업은 환경오염과 남획에 따른 어자원 감소, 한일어업협정에 따른 어장 축소 등으로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

양식어업도 기술개발미진과 종(種)열성, 양식장오염 등으로 주춤해졌다.

◇ 어업〓1986년 최고조(1백72만6천t)에 달했다가 92년 1백29만t까지 감소했다. 특히 연근해는 어장 황폐화에 따른 어자원 감소로 어선 어업생산성(t당)이 86년 3.9t에서 97년 3t으로 23% 감소했다.

원양어업은 UN 해양법 협약 발효(94년)로 북태평양 공해 유자망어업이 금지되고 베링공해 조업이 잠정 중지 상태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어획량 감소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94년~2004년 어업구조조정 10개년 계획을 실시하면서 근해어선만 3천35척을 줄이기로 했다.

그동안 7백6척을 줄인데 이어 한일.한중어업협정과 관련해 6백68척을 추가로 감척했다. 따라서 2004년 우리나라 근해어선은 3천5백척 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안어선 6만여척 중 5백척 정도, 원양어선 5백45척 중 10여척이 감척 대상이다. 세계적으로도 어자원 2백종 중 35%의 어획량이 감소하고 있다.

6%는 자원고갈 상태로 나타났다. 특히 대서양.태평양 수역 어획량이 한계에 이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 바다양식〓바다양식 생산량은 94년(1백7만2천t) 처음 1백만t을 달성했다가 97년(1백1만5천t)을 제외하고 크게 줄었다. 양적 발전에 치중해온 결과 패류양식은 밀식양식과 오염 등으로 생산성이 떨어지고 품종도 열성화됐다.

굴양식은 60년대 말, 피조개 양식은 70년대 중반부터 급속하게 발전하다가 80년대 중반 들어 생산성이 낮아졌다. 질병에 의한 우렁쉥이(멍게) 대량 폐사는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60년대 초부터 양식되기 시작한 백합은 71년 8천t까지 생산됐으나 질병 등으로 80년대 중반부터 사라지다시피 했다.

같은 종을 장기간 양식하면서 유전적으로 열성화되면서 병원균의 면역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80년대는 세균성 질병이나 기생충성 질병이 주로 고수온기에 발생하던 것이 90년대 이후에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병원체의 복합 감염증과 바이러스 질병에 의한 피해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국립수산진흥원에 따르면 바다양식 사육량의 12% 정도가 병에 의해 폐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안에 서식하던 각종 해조류가 오염 때문에 사라지고 있는 것도 바다 양식환경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 수산물 소비량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국민 1인당 연간 수산물 소비량(47.7㎏)은 2011년에는 일본 수준인 70㎏에 이를 전망이다.

국립수산진흥원 이장욱(李章旭)원장은 "정부는 바다 양식산업을 계속 육성해 2011년에는 바다양식 생산량을 2백만t까지 늘릴 방침" 이라며 "이렇게 되면 바다양식 생산비중이 현재 27%에서 43%로 높아진다" 고 말했다.

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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